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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되살리는 '대안관광' 시급
입력2001-03-28 00:00:00
수정
2001.03.28 00:00:00
위기의 제주관광, 돌파구는 없나태국의 방콕ㆍ파타야 등 4박5일 여행이 39만8,000원, 제주도 2박3일 패키지가 42만2,000원.
한 인터넷 전문여행사에 올라있는 상품소개이다. 5일짜리 해외여행이 3일짜리 국내여행보다도 오히려 저렴하다.
아무리 국내 최고의 여행지라지만 이쯤이면 값싼 태국 대신 제주를 여행지로 선택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30만원대 태국여행은 초저가 상품이고, 40만원대 제주 패키지는 특1급 호텔에서 이틀을 묵는 고가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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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40만원대 가격으로 금능굴ㆍ수월봉ㆍ분재예술원ㆍ용두암 등을 돌아보고, 선택적으로 승마를 즐길수 있는 3일짜리 제주도 패키지가 39만원으로 파타야 해수욕에 코끼리 트레킹까지 체험할수 있는 5일짜리 해외여행보다 가격면이나 내용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내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아온 제주도 관광산업의 성장률을 10년단위로 살펴보면 70년대 15%, 80년대 14%, 90년대 7%로 상승곡선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제주관광산업은 지난 70∼80년대 비약적인 양적발전을 거치며 제주도 주요산업으로 자리잡았다.
60년대에 10만여명이던 관광객수는 80년대에 1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90년대로 접어들어서 300만명을 넘어서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증가세가 둔화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IMF 구제금융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 98년엔 관광객수가 25%나 줄어드는 일대 위기를 맞았다.
그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해 360만명으로 점차 회복세에 들었으며 올해 4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나 97년 수준(436만명)에도 못미치는 등 전반적 침체에 있다. 앞으로 10년간 평균 증가세도 5%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장기적 전망 또한 밝지않다.
제주 관광산업은 여전히 위기상황이다.
90년대 이전까지 국내여행지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던 제주는 89년 이후 해외여행자유화와 지방화시대를 맞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관광지 개발로 국내외 시장 모두 경쟁력에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다 그간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가운데 제주는 관광상품개발보다는 단순한 자연경관을 내세운 관광지 중심의 관광형태에 머물면서 새롭게 변화하는 관광객 욕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90년 이후 관광인프라 구축사업도 지지부진하면서 제주관광은 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신혼여행이 내리막을 치닫고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한 일이다. 90년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신혼여행객은 지난 92년 54만여명까지 늘었으나 이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제주관광의 '젖줄'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신혼여행객의 감소는 제주관광의 어두운 미래를 반영한다.
이에 대해 제주산업정보대 신왕우 교수는 "동남아지역에 비해 비싼 상품가격, 관광위락시설과 야간관광시설 부족, 차별화하지 못한 신혼여행상품, 송객수수료 등 고질적 문제점이 제주신혼여행 시장에 걸림돌이 되고있다"며 "항공과 호텔요금인하, 계절별 다양한 체험관광상품 개발, 효과적인 마케팅 체제구축, 관광부조리 개선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잇단 국내항공요금 인상은 위기에 처한 제주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관광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항공료 인상으로 인해 "제주관광은 끝났다"라고 말한다. 가뜩이나 가격경쟁력이 뒤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가격상승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현재 제주관광객 1인당 평균지출비용은 30만1,470원. 대한항공 항공료 인상분 1만2,000원으로 여행객은 4%라는 추가관광비용을 고스란히 짊어질수 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는 벌써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오는 4월과 5월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려던 서울렝光돛? 고등학교들이 항공료 인상에 따른 추가부담에 난색을 표명, 갑작스럽게 계획을 취소하거나 보류하는가 하면 심지어 제주관광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는게 제주 관광업계의 전언이다.
제주관련 상품 기획을 하고 있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방콕 4박5일 허니문 투어상품이 50∼60만원에까지 팔리고 있다"며 "현재도 제주관광상품이 가격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항공요금까지 인상돼 적용될 경우 고객들에게 제주를 권유하기가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위기에 빠진 제주관광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대안관광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송재호 교수는 "제주관광이 이미 90년대 들어 경쟁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있다"며 "과거 수동적이고 공급자 중심이던 관광소비패턴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으로 다양한 욕구를 분출하고 있는 시류에 발맞춰 제주관광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안은 과거 지역주민과 관광소비자들이 소외된 관광형태에서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관광형태의 개발. 송교수는 "대안관광은 기존의 자본에 의한 시설투자중심의 관광형태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다"며 "이는 관광지의 환경이나 생활문화,정서 등을 파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관광형태"라고 말했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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