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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 결제통화 확대 추진
입력2004-03-23 00:00:00
수정
2004.03.23 00:00:00
김창익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약 달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달러에 한정된 원유 결제 통화를 유로 등 주요국 통화로 다양화 할 방침이다. 또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인해 약 달러 추세가 심화될 경우를 우려, 22~28달러인 현행 OPEC바스켓유의 가격 제한 폭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22일 카타르와 베네수엘라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OPEC은 원유 결제 통화를 유로 및 일본 엔화, 중국 위앤화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약 달러로 인해 유가 상승에도 불구 OPEC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회원국들의 불만에 따른 일종의 시정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은 OPEC 바스켓유가의 경우 지난 이라크전 이후 10% 가량 상승했지만 OPEC 주요 회원국 통화는 달러에 대해 같은 기간 14% 가량 평가절상 돼 그 만큼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결제 통화를 다양화 해 달러 가치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수익 변동 위험을 헤징하자는 것. 이와 관련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가격이 17% 상승했지만 이를 유로로 결제 했을 경우엔 상승폭이 `3%`에 그쳐 유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을 것이란 추정치를 내놓은 바 있다.
약 달러로 인한 OPEC의 불만은 이 뿐이 아니다. OPEC 회원국들은 원유 수출로 인한 이른 바 오일 달러로 인근 유럽 국가들로부터 생활 필수품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데 유로가 지난 2년간 달러에 대해 29% 가량 강세를 보이고 있어 원유는 과거 보다 싸게 팔고 생필품은 과거 보다 3분의 1가량 비싸게 사오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 수입 물가 상승은 또 역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이 같이 약 달러로 인한 역내 경제의 타격이 커지면서 베네수엘라 등 일부 회원국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OPEC바스켓유 가격 제한 폭을 25~32달러선으로 상향 조정하자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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