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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외교부, 韓·日문제 해법 '온도차'

靑 "범정부대책기구 설치"등 강경입장고수<br>외교부선 독도수호법 제정 반대등 소극적

독도와 교과서 문제로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는 가운데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의 ‘온도차’가 드러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콘돌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을 적극 설득하고 범정부 대책기구의 설치를 지시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외교통상부는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면서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등 소극적으로 끌려가는 형국이다. 청와대가 미국과 일본에게 할말은 하는 ‘적극적인 외교’를 구사하는 반면 외교부는 기존의 ‘조용한 외교’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일문제 해법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부의 온도차가 감지된 것은 지난 3ㆍ1절. 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과거의 진실을 규명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일이 있으면 배상하고, 그리고 화해해야 한다”며 일본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당시 외교부는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초 강수 발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 갑작스럽게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등 무척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21일 ‘한일문제를 다룰 범정부적인 조직을 신속히 만들라’는 지시에 대해서도 외교부 직원들은 껄끄러워 하는 입장이 적지 않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외교부에 이미 한일간 현안을 다룰 조직이 있는 데 또 별도 조직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외교부는 특히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는 독도 수호를 위한 적극적인 주장에 ‘노(NO)’로 일관, 논란이 일고 있다. 반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상위와 ‘독도 수호 및 일본교과서 왜곡대책특위’에 출석해 독도수호법 제정에 대해 “특별히 한 지역을 수호하는 법안을 만들면 독도가 대외적으로 문제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기존의 조용한 외교를 고수했다. 또 한일어업협정 파기 주장에 대해 “어업협정은 한일 양국이 EEZ(배타적 경제수역) 확정 이전에 어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결한 것으로 독도의 지위와는 무관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독도 관련 토론회에서 “정부는 한일어업협정 15조를 근거로 ‘이 협정이 어업에 국한돼 독도영유권과 상관없다’고 주장하나, 일본 역시 이를 근거로 독도에 대한 영유주장을 고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온도차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어려운 순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밖에 없다”며 “일본과의 관계가 너무 악화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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