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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스타일'에 파묻힌 사랑 이야기
입력2004-10-12 16:57:24
수정
2004.10.12 16:57:24
[새영화] 부산영화제 개막작 '2046' 15일 개봉
'세련된 스타일'에 파묻힌 사랑 이야기
[새영화] 부산영화제 개막작 '2046' 15일 개봉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2046’이 15일 개봉, 일반 관객들과 만난다. 2004 칸 영화제 경쟁작이기도 했던 ‘2046’은 재촬영과 재편집을 거쳐 7일 부산에서 선보인 작품. 그러나 화려한 명성과 달리, 영화는 2시간 내내 세련된 스타일에 집착하다 공허한 ‘사랑의 정의’만을 반복하고 있다.
차우(량차오웨이)는 사랑했던 수리첸과의 기억이 묻어있는 호텔 2046호를 찾는다. 그러나 그 방에선 한 여인이 자살해 옆방 2047호에 묵는다. 닥치는 대로 글을 쓰며 푼돈을 버는 차우. 어느 날 2046호에 고급콜걸 바이 링(장쯔이)가 투숙하면서 차우와 2046과의 인연이 다시 이어지고 그는 소설 ‘2046’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차우는 수리첸과 이별하면서 더 이상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 링은 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바치지만 차우는 그녀에게 한 줌의 마음도 주지 못한다. 그가 쓰는 소설 역시 주인공들 모두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내비치지 못한다. 영화 속 그 어디서도 이뤄지는 사랑은 없다.
왕자웨이의 영화가 늘 그랬지만, 이번엔 주인공이 쓰는 SF소설이란 장치까지 동원하며 감각적인 영상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그의 전작들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은 왕 감독의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이해하기 난해하다. 액자 구성으로 중간에 들어간 소설 이야기는 배우 기무라 다쿠야의 겉도는 연기 때문에 영화 기둥 줄거리와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했다.
감독은 “사랑에 대한 답은 내리기 어렵다”면서 관객에게 판단의 몫을 돌렸지만 작품의 메시지보단 화려한 이미지의 단편만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10-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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