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럼 성명 “파업ㆍ이익집단 충돌 잇달아 경제추락 우려”

기업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노동계의 잇단 파업에 따른 갈등과 분열양상이 확대될 경우 우리 경제는 중남미형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CEO들은 정부가 이해관계집단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하면서 나라경영의 원칙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CEO포럼(공동대표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0일 롯데호텔에서 창립 2주년 행사를 갖고 `최근 국내상황에 대한 한국 CEO 포럼의 견해와 각오`라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 노조 및 전교조 등 이익단체의 파업 등으로 무분별한 실력 행사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CEO포럼은 CEO의 책무를 정립하고 투명경영, 지배구조개선 작업에 앞장서기 위해 구성한 국내 최초의 전문경영인 단체로 170여명의 전문경영인 및 학계인사 등으로 구성됐다.

CEO포럼은 이날 성명서에서 “앞으로 진보와 보수, 근로자와 사용자, 성장과 분배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국론이 더욱 분열되고 이익집단들의 충돌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이 확대될 경우 우리 경제는 중남미형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해서는 안 되고, 또 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이해관계 집단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국민에게 잘못 제시된 청사진이 있었거나 달성 불가능한 기대를 심어줬다면 지금이라도 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역할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서는 안될 것”이라며 “행정부가 먼저 혁신에 앞장서 작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 민간부문에 진정한 구조조정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CEO포럼은 “모든 이익집단이나 이해당사자는 자기중심적 주장과 비판을 자제하고 경제회생에 앞장서야 한다”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나 왜곡된 질서는 분명 바로 잡아야 하지만 자신의 주장에 반대하면 즉시 매도하는 편파적 사고가 확산될 경우 국론분열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세제개편,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과거부터 누적된 제도와 관행상 문제점을 교정하는 정책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여 사회통합을 어렵게 해선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CEO포럼 공동대표인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 김용주 행남자기 회장, 김종창 중소기업은행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연선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