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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웅크리지 않는 다카오

제3보(26∼38)


백이 26으로 갈라쳤을 때 흑의 응수법은 오직 하나, 지금의 배석 상황에서는 실전보의 29자리에 받는 것뿐이다. 그런데 장쉬는 여기서 20분을 숙고하고 27로 먼저 걸쳤다. 현지 검토실에 모조카미 도모치카(溝上知親)8단이 나오자 비로소 검토실이 시끌벅쩍해졌다. 77년생인 모조카미는 녹성학원(기쿠치 야스로가 창설한 입단전문 도장) 출신의 맹장이다. 기성전과 명인전의 본선에 진출한 경력이 있으며 금년에는 본인방전 본선에 올라갔다. 바둑 실력도 뛰어나거니와 특히 해설에 능하다. “일종의 사석작전인데 뭐 백도 충분히 둘 수 있는 흐름이군요.”(모조카미8단) 흑27로 하나 걸쳐놓은 수에 대한 논평이었다. 흑27로 걸친 것은 그냥 참고도1의 흑1 이하 3이면 백이 4로 굳히는 수가 절호점이 된다고 보고 역으로 그 자리부터 점령하고 본 것이었다. 흑이 손을 빼어 버린 자리니까 백으로서는 32, 34로 공격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데 장쉬가 흑 2점을 직접 움직이지 않고 흑35, 37로 둔 것이 사석작전이라는 얘기였다. “웅크리는 것이 보통인데 다카오 명인은 웅크리지를 않는군요.”(모조카미) 백38을 보고 한 말이었다. 백38로는 참고도2의 백1로 두는 것이 확실하다. 그것이면 흑은 2, 4로 중원을 키우는 바둑이 될 것이다. 실전보의 백38이면 흑이 중원을 키우기는 좀 거북한 의미가 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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