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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준비 미흡.뻥튀기 언론보도 외국인투자자 내쫓았다
입력1998-10-14 19:30:00
수정
2002.10.22 02:30:42
국내 금융부문에 대한 대규모 외국인 투자가 미흡한 사전 준비와 성급한 추측으로 무산됐다.
국내 투자환경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 11일 방한한 미국 베어스턴스 그룹 실무진들은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투자설명회 직후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급작스레 철수키로 했다. 베어스턴스는 이날 오후 성업공사 방문과 14일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과의 면담을 비롯해 서울, 상업, 한일, 조흥은행 등 국내 은행들과의 설명회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이번 베어스턴스의 철수 결정은 외국 투자단에 대한 국내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금융부문 투자의사를 밝힌 베어스턴스가 전격 철수한 원인은 투자예정액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 베어스턴스의 체한(滯韓)일정을 지원하기로 한 세일M&A컨설팅측이 베어스턴스의 투자계획을 나름대로 추측, 외부에 알리고 13일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비롯된 것. 베어스턴스측은 한국 금융기관에 10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는 보도가 베어스턴스의 주가 하락을 야기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를 주관한 델타컨설팅의 주기용 한국사무소장은 『공식 발표도 안했는데 잘못된 투자금액이 보도된 것이 투자 철수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일이 무르익기도 전에 성급하게 대응하다가 아예 망쳐버린 격이다.
또 투자회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추진한 점도 지적된다. 유종근(柳鍾根) 전북 지사와 몇몇 국내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투자설명회는 베어스턴스에 국내 투자환경을 설명하기 위한 비공개 면담으로 예정됐다. 그러나 세일M&A컨설팅이 설명회 개최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 설명회장에 뜻하지 않게 보도진이 나타나는 바람에 설명회는 시종일관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기용 소장은 『몇몇 국내인사들과의 면담이었는데 언론사에 연락이 간 줄은 몰랐다』며 『행사를 주최한 델타 컨설팅과 리 앤 홍(Lee&Hong)법무법인, 베어스턴스측이 모두 당황했다』고 전했다.
당황하긴 柳지사도 마찬가지. 국내사정을 설명해달라는 개인적인 부탁을 받고 참석한 柳지사는 투자회사와의 개별 면담이 돌연 대규모 투자설명회로 둔갑한데 대해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제전문통신인 블룸버그는 이날 서울발기사로 『4명의 베어스턴스 간부가 한국 정부 관리와 은행을 방문키로 한 계획을 취소했으며, 그 이유는 언론보도에 놀랐기 때문』이라고 타전했다. 블룸버그는 『13일아침 베어스턴스 간부들이 회의를 열고 있는데 뉴욕 본사와 홍콩 지점에서 (10억달러 투자관련) 보도에 대한 확인요청이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베어스턴스 간부들은 이 사건에 몹시 화가 나 짐을 꾸려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는 것.
투자계획을 세우기 위해 제발로 찾아온 외국인을 섣부른 추측과 과잉 홍보로 되돌려보낸 셈이다.【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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