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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성사된 리턴매치
입력2004-04-14 00:00:00
수정
2004.04.14 00:00:00
전년도에 국수 타이틀을 루이에게 어이없이 내준 조훈현은 남성 팬들에게수도 없이 놀림을 받았다. 새 국수 루이는 조훈현의 리턴매치를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그것은 실현되기 어려워 보였다. 본선 제1회전에서 조훈현이 신예 백대현4단에게 패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패자조로 밀려난 조훈현은 부활을 꿈꾸며 승점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윤 성현, 양건, 김승준을 꺾은 그는 패자조 결승에서 다시 백대현을 만나게 된다. 백대현은 이창호에게 져서 패자조로 내려온 터였다. 그 일국에서 이 긴 조훈현은 제자 이창호와 도전자결정 3번기를 다투어 2대1로 이기게 된다. 그리하여 벼르고 별렀던 리턴매치가 마침내 성사된다.
전년도에 이창호, 조훈현을 연파하고 통합국수(그 전까지는 여류국수였음)에 오른 루이9단은 1년 만에 방어전을 동일인과 치르게 되었다. 세계랭킹 1위 이창호는 2년 연속 도전자결정전에서 패하는 신세가 되었다. 도전자결 정 3번기의 제3국은 이창호가 다 이긴 바둑이었는데 종반에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역전된 바 있었다.
관전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상한 얘기가 오고갔다.
“창호가 일부러 양보한 것 같아. 스승님이 루이9단과 리턴매치를 하시라고.”
“하긴 그럴지도 모르지. 자기보다는 스승쪽이 루이9단한테는 유망하다고생각했을 수도 있어.”
“창호는 최근 잉창치배에서도 우승했고 해서 호주머니도 두둑해졌으니 말 이야.”
“종반 실수가 수상 하잖아. 종반은 창호의 전문 분야거든.”
농담이긴 했으나 어찌 보면 진실 같은 측면도 있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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