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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화업계는 극심한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유가ㆍ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특히 중국의 급성장으로 인한 유화제품 수요 급증은 SK㈜ㆍLG화학 등 유화 대표기업들의 중국지주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겹호재에 사상최대 호황= 정유사들은 올해 내내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었다. 연일 기록을 경신하며 치솟은 국제 유가로 대부분의 업체들이 어려움에 시달렸지만, 정유사는 고유가가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데다 수출이 급증하며 3ㆍ4분기까지 경영실적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여기다 하반기 환율하락은 외화부채가 많은 정유업체에게 외화환산이익까지 더해줬다. SK㈜는 3ㆍ4분기까지 매출 12조4,389억원, 영업이익 1조1,640억원, 순이익 1조250억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S-Oil도 올해 사상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칼텍스정유는 파업과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3ㆍ4분기까지 순이익이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돌파했다. 석유화학업체들도 국내 경기 침체와 고유가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해외수출이 급증하며 경영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LG화학은 올해 전체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18%, 23% 늘어난 6조7,064억원, 5,9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도 올해 1조8,703억원의 매출과 3,6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삼성토탈ㆍLG석유화학 등도 올해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0~30%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플라스틱 가공 등 유화 하부공정 업체들은 고유가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연쇄 부도의 위기를 겪고 있다. 실제 안산공단의 플라스틱 가공업체 32%가 원자재가격 상승에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2005년 부정과 긍정이 교차= 정유업체들의 호황은 200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석유화학업체들은 고유가 지속으로 인해 산업경기의 꼭지점이 앞당겨 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체들은 아시아지역의 석유정제설비가 내년 2.2% 늘어나는데 그치는 반면 중국의 수요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며 주 수익원이 석유제품 정제마진의 추가 상승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환율하락으로 이러한 손실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석유화학업체들은 고유가에 따라 선진국의 소비가 줄어들고 중국의 자체 생산능력 확보로 에틸렌ㆍ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게다가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석유화학업체에게 환율하락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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