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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인 몰려 시신 짓밟고 환호

■ 스페인 장교·日외교관 희생 29일 일본과 스페인을 노린 게릴라들의 공격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거듭 예고한 가운데 외교관과 전투를 주임무로 하지 않는 정보장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이날 거의 같은 시각에 발생한 공격은 “적극적인 소탕작전으로 저항세력의 공격이 줄었다”는 미군 발표 직후 일어났다. 스페인 장교 일행 피살 스페인 정보장교 일행 피격 직후 현장에 도착한 영국 스카이 뉴스 TV 취재팀은 “불붙은 차량 2대 주변에 시신 4구가 널브러져 있었으며 그 주위로 이라크인 100여 명이 몰려들어 일부는 시신을 짓밟고 환호했다”고 보도했다.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이대자 한 소년은 시신을 발로 차는 시늉까지 했다. 현지인들은 피살자들이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고 주장하며 “사담 후세인을 위해 희생할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현장을 취재한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는 “후세인 추종세력으로 보이는 차량 1, 2대가 뒤따라가다 총격을 가해 앞서 가던 스페인 차량 2대 중 1대가 도로에서 벗어났으며 이어 매복하고 있던 또 다른 괴한들이 휴대용 로켓포(RPG)와 소총을 발사해 20여 분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TV를 통해 시신이 발로 차이는 장면이 방영되자 스페인 전국은 분노로 들끓었다. 일본 외교관 일행 봉변 일본 외교관 일행 피습 당시 상황은 일본 정부의 짤막한 발표 외에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피살자들은 방탄차를 타고 있었으나 특별한 경호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오쿠 가쓰히코(45) 참사관은 현지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인물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그는 올 4월 이라크에 파견돼 연합군임시기구(CPA) 일본대표로 미국과 이라크 재건 지원 방안을 협의하는 임무를 맡아 왔다. 특히 이라크 전역을 수 차례 답사해 일본 정부가 자위대 파견후보지로 이라크 남부 사마와를 지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각국 테러 비난 사건 발생 직후 스페인과 일본은 바로 성명을 내고 “저항세력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1,300명을 파병한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는 “이번 공격이 스페인군의 이라크 주둔을 종식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도 “이라크에 인도적 지원 책임이 있는 국가로서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각국의 비난과 애도도 이어졌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아스나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조의를 표했다. 11월 12일 나시리야 테러로 군ㆍ경 19명을 잃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영국도 테러를 비난하며 스페인에 위로의 뜻을 보냈다. <도쿄=신윤석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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