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업계가 선전을 거듭하면서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년 만에 50%대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휴대폰에 주로 사용되며 노트북과 데이터서버 등에도 이용된다.
세계 최대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올 1·4분기 매출액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점유율은 35.3%(22억7,200만달러·약 2조5,460억원), SK하이닉스는 15.2%(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양사의 합계 점유율은 50.5%로 지난 2012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점유율 50%선을 넘겼다. 2위인 일본 도시바는 올 1·4분기 점유율 28.8%로 전 분기(31.1%) 대비 2.3%포인트 하락했고 마이크론은 20.6%로 같은 기간 1%포인트 올랐다.
한국 업체들의 낸드 점유율이 2년여 만에 과반을 회복한 배경에는 우선 초격차 전략으로 경쟁사를 압도하는 삼성전자의 활약이 있다. 삼성은 면적당 데이터 저장용량이 크게 늘어난 3비트 낸드(TLC)의 양산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다시 2013년 8월에는 24단 3차원(3D) 수직적층 낸드(V낸드)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하며 메모리 역사를 새로 썼다. V낸드는 평면 낸드보다 고성능·고용량을 자랑하며 특히 수명도 더 길다. 삼성은 연내 48단 V낸드를 양산하며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SK하이닉스도 지난 한 해 동안 낸드 점유율을 5%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리며 약점이던 낸드 경쟁력을 서서히 인정받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올 3·4분기 36단 V낸드 양산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낸드 부문서 거세게 추격해오는 도시바는 여전히 무시하기 어렵다"며 "스포츠에 비유하면 낸드 시장은 한국 업계가 1~2점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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