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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 대규모 명퇴금 지급
입력2000-03-28 00:00:00
수정
2000.03.28 00:00:00
김영기 기자
시중은행 종전 평균3배 예상뉴브리지에 인수돼 외국계 은행으로 재탄생한 제일은행이 다음달 중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은행권 최대 규모의 퇴직금을 지급한다. 단순규모로만 종전 은행 평균의 3배에 이른다.
금융계에서는 「고비용 인력구조」를 단절시키고 조직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하면서도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된 은행으로 이익구조의 경영정상화가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대규모 퇴직금을 지급하는 데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제일은행 노사는 28일 다음달 중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하고 1·2급에 대해 24개월치, 3·4급에 대해서는 30개월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19호봉 이상의 5급 직원들에 대해서도 24개월치의 퇴직금이 지급된다.
이는 지난 98년 은행권의 대규모 인력조정 당시 지급됐던 9~12개월치 퇴직급여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사측은 당초 18개월치 급여를 제시했으나 노조측이 24개월 이상이 제시돼야 자발적인 명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노조측의 입장을 사측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은 1~3급에 대해서는 150명 규모, 장기 승진에서 누락된 고참급 4급 직원은 100명 정도를 명예퇴직 시킨다는 계획 아래 다음달 중 직원들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방침이다.
제일은행은 이번 명예퇴직에 따라 줄어드는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 젊은 신입사원들을 대거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우선 오는 7월까지 4급 조합원들의 명퇴규모만큼 신규 인원을 채용한 뒤 1~3급 인원의 명예퇴직 인력은 내년 중 추가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과거 매각작업을 밟으면서 승진 등의 인사가 없어 인사적체가 심하고 고령화 현상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이번 명예퇴직은 이같은 한계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명예퇴직 규모만큼 신규 채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뉴브리지와의 합의대로 감원은 없을 것』이라며 『조직활성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노조와의 마찰없이 인력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타 은행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모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제일은행에 과거 투입된 공적자금을 생각하면 과연 조직활성화라는 명분에 합당한 퇴직금 규모인지 의문스럽다』며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
한편 남궁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정부와 뉴브리지의 양해각서(MOU)상 뉴브리지의 경영에 정부는 일절 간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명퇴금 지급에 대해서도 정부와의 사전 협의 등의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3/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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