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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추락/정부 경제운용 어떻게] “추경편성 부양” 불구 정책수단 마땅잖아
입력2003-05-22 00:00:00
수정
2003.05.22 00:00:00
권홍우 기자
한국경제의 1ㆍ4분기 경제성적표가 3.7%로 나오자 재정경제부는 다소 곤혹스런 표정이다. 경기하강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GDP통계가 나오면 그때 가서 대책을 마련하자고 누차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의 타이밍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부양책은 강도높게 펼칠 전망이다. 이미 성장목표대를 4%대로 낮춰 잡고, 추경편성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극히 제한적이다. 거시경제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재경부 관계자는 22일 “경기침체에 따른 악영향을 감안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악화된 경제여건 등을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대책이 있나=정부가 마련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는 당초 목표였던 5.3%대의 성장률목표를 4%선으로 낮추고 8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목표나 3%대의 물가상승률 등 전반적인 경제지표에 대해 `탄력적` 운용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이번 주중 고용대책과 투자촉진책, 사회간접자본지출 등을 골간으로 하는 추가경정예산편성 부처간 협의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특히 추경편성규모에 대해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세계 및 한은잉여금 2조3,000억원으로는 부족하며 올 세수증대나 국채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최소 4조원 이상의 추경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이에 반대하는 야당 등 정치권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경기침체로 피해가 가장 큰 중산ㆍ서민층의 생활안정대책도 함께 제시한다는 방침 아래
▲부동산대책 등 주거생활 안정책
▲가계대출 안정책 등 금융대책
▲사교육비절감ㆍ교육비지원 등 교육대책
▲청년실업대책과 고용안정 등 고용대책안을 마련해 이를 내주 열릴 경제ㆍ사회장관 간담회를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뚜렷한 정책수단은 없어=심각한 것은 이렇다 할 정책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추경을 편성하고 금리를 내리는 등 거시경제 운용의 양대축인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모두 써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하지만 실제 활용할 `수`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팽창적 통화공급과 이에 따른 가계대출, 신용불량 등 심각한 경제ㆍ사회문제로 금리 추가인하를 통한 통화정책은 불가능에 가깝다. 폭등하는 부동산가격과 소비자물가를 잡을 별다른 수단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경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만병통치약` 격으로 내세웠던 재정조기집행 등 재정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상반기에 재정을 미리 당겨 쓰는 바람에 하반기 에 쓰게 될 예산은 지난해보다 8조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추경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추경 규모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각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제전반에 고통 커질 듯=우리경제가 90년대 이후 3%대의 성장률에 머문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6.7%)과 2001년(3.1%) 두 차례. 성장률이 떨어지자 가장 먼저 타격 받은 것이 임금이다. 지난 2001년 실질임금인상률은 성장률을 밑돌았다. 특히 원화약세와 교역조건의 악화의 영향으로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국민총소득(GNI)도 감소할 전망이다. 저성장일 경우 국가의 부가 실제로는 줄어든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연구위원은 “지난 1ㆍ4분기중 GNI가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과 같은 여건이 이어질 경우 연간으로도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로 줄어든다. 박승 총재는 “성장률 3%의 경우 일자리가 10만개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개인들은 임금이 감소하는 가운데 일자리 마저 위협받고 국부의 실제 크기는 감소하는 사실상의 제로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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