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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배순훈 정보통신부장관

09/20(일) 15:16 대담: 金聖泰 부국장겸 산업부장 「탱크」로 불리는 배순훈(裵洵勳) 정보통신부장관은 벤처기업인들에게 『돈 많이 벌라』고 흔히 말한다. 裵장관 특유의 덕담(德談)이다. 그는 「돈」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보여준다. 정통부 공무원들에게도 「돈 되는 정책」을 개발하라고 주문한다. 그 말에는 돈을 버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더욱 무게를 실어 던지는 메시지는 따로 있다. 안될 일에 헛되이 돈을 쓰고, 필요 이상으로 많이 쓰고, 쓰고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제현실 전반에 그는 맹렬한 질타를 가한다. 裵장관 취임후 정통부 공무원들은 한동안 「돈의 충격」을 받고 뒷골이 얼얼했다. A과장은 충격을 특히 많이 받았다. 그는 『지평선을 새로 발견했다』며 각성효과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裵장관이 최근 통신분야에서 첨예한 논란이 일고 있는 PCS 구조조정에 대해 『PCS회사들의 통합에 반대한다』고 말한다. 전문경영인체제의 한계를 들어 『통신사업자는 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혜시비로 민감한 SK텔레콤 주식 매각문제에 대해 『최대한 비싸게 파는게 최선』이라고 소신을 숨기지 않는다. 裵장관의 「돈의 논리」를 이해하면 수긍이 가는 대목들이다. 또 통신을 통신의 논리로, 경제를 경제논리로 파악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그의 일관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裵장관을 만나 통신산업 구조조정 현안과 통신정책 방향을 들어봤다. _최고경영자에서 정통부장관으로 전격 발탁돼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신다면. ▲IMF 극복 이후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를 해나가는 장기적인 정책안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외자 유치, 세계에서 제일 컴퓨터를 잘 쓰는 국민을 만들기 위한 국가정보화 프로젝트 등에 정책의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2년까지 2,500만명을 대상으로 범국민적인 정보화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우정사업 혁신을 위한 「OPEN 2001」을 벌여 우정사업도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해졌습니다. _대기업과 공무원사회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관료조직을 관리하는데 애로점은 없었는지요. ▲정부조직도 민간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아 조직관리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정부에 와서 보니 의외로 뛰어난 자질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공무원들이 많았어요. 이들의 역량에 창의적인 사고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_최근 통신산업의 구조조정이 해당업계는 물론 재계의 큰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정부가 주도하고 직접 개입하는 구조조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통신사업자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공정경쟁이 보장되는 시장구조를 만들기 위한 정책방향은 정부가 결정할 것입니다. 최근 정통부에 제출된 부즈앨런&해밀턴 보고서는 제3자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참고사항이지 정책방향은 아닙니다. 다만 자유시장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규제라면 오히려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한 부즈앨런의 지적은 유념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규제를 해서라도 시장경제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통신업계에도 비효율적인 것 투성이입니다. 앞으로 제가 직접 나서서 효율적인 경쟁구조를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_재계는 구조조정의 당위성은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만 방법상에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보통신업계 구조조정은 어떻게 해나갈 생각이신지요. ▲전경련은 대기업그룹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접근합니다. 하지만 정통부는 통신산업만 봅니다. 어느 그룹이 자체 구조조정이나 그룹간 빅딜 차원에서 계열 PCS업체를 정리하겠다면 그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 입니다. 그러나 통신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3사를 합치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_그렇지만 PCS회사들의 통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과 같은 경쟁체제가 통합으로 인한 독점보다는 낫습니다. 독점은 안됩니다. PCS회사들은 모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습니다. 각기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어요. 합치지 않고도 잘 할 수 있는데 뭐하러 합칩니까. 싱가폴텔레콤은 휴대폰 가입자가 45만명 정도인데도 썩 잘하고 있고, PCS 회사수가 수십개인 나라도 있습니다. 브리티시텔레콤(BT)이나 벨캐나다(BC)라면 세계 선두를 다투는 통신업체들이죠. 그들은 한국의 PCS회사들이 성장가능성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수억달러의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설령 어떤 PCS회사의 지배주주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회사는 계속 존속할 것입니다. _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수가 많아서 공급과잉이라는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통신업체들이 난립하니 통폐합하라는데, 그래서 요금이 올랐습니까, 망한 업체가 나왔습니까. 망하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에 외국 통신회사들이 한국 투자에 적극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그 덕에 소비자들로서는 값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업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 역시 해당 기업의 문제입니다. 사업권 허가 때만 해도 98년 가입자를 57만명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400만명에 가깝습니다. 과잉투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과잉투자 때문에 무슨 피해를 봤는지 묻고 싶습니다. 결코 걱정할 일 아니라고 봅니다. _요즘 우리 통신시장은 서비스업체의 수익성 악화, 공급과잉현상을 보이는 통신기기시장의 신규참입 조짐, 대기업그룹들의 서비스사업에 대한 영역확장경쟁 등 난마처럼 꼬여 있어 정리가 필요하다느 지적이 우세합니다. 통신시장 전반을 어떻게 효율적인 경쟁구조로 바꿔나갈 겁니까. ▲통신분야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은 기업 스스로가 판단해서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방침은 확고합니다. 다만 서비스시장은 교착상태를 풀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통신서비스업체들은 그동안 지분제한에 묶여 상당수가 7% 안팎의 고만고만한 주주들로 소유구조가 형성돼 있고,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떠맡겨져 있습니다. 통신사업은 조(兆) 단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소유구조로는 막대한 투자를 동원하기가 힘들어요. 통신업계의 문제는 사업체 수가 많은게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막대한 투자를 동원할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통신사업은 충분한 신용을 갖추고, 책임의식도 있는 기업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문경영인체제로는 한계가 있어요. 소유구조를 리스트럭쳐해서 오너체제로 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정부가 각 사업자의 지분변동에 직접 개입할 의도는 없지만 동일인 지분한도를 철폐하는 등 제도적 환경과 여건은 적극적으로 만들어주겠습니다. _통신분야 현안중 한국통신의 민영화, 그리고 한국통신이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지분의 매각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외국 증권사들조차 갈수록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데요. ▲한국통신 민영화는 오래된 사안이지만 한번도 속시원하게 풀린 적이 없습니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통신 민영화는 제 자리를 걸고 연내 마무리지을 생각입니다. 매주 보고받고 매일 체크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지분 매각은 기본적으로 한국통신 경영진이 결정할 사항입니다. 한국통신의 최대주주인 정부는 한국통신 주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한국통신이 SK텔레콤 지분을 최대한 비싸게 받고 팔기를 원합니다.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많은 유동성을 갖고 있어야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기 때문이죠. 한국통신이 보유한 지분(18%)이 SK텔레콤의 경영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 문제는 지분매각때 반드시 고려돼야 합니다. 경영 프리미엄을 얹어 비싸게라도 인수하겠다는 기업에 지분을 넘겨야 한다고 봅니다. 일부에서 특혜시비를 우려, 경쟁입찰방법을 제시한다지만 오히려 지분가치를 저하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방법문제보다는 가장 비싸게 파는게 현재로선 최선입니다. 최근의 객관적인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한국통신의 SK텔레콤 지분 매각은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입니다. _IMF 탈출을 위해 정보통신산업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정보통신산업의 무역수지 흑자는 7월말 현재 67억3,5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48% 늘었습니다. 이는 전체 흑자규모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그만큼 정보통신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정보통신업체들의 수출을 돕기위해 장관인 제가 직접 애로타개에 나설 생각입니다. 또 앞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견실해야 합니다. 수출을 위해 대기업을 적극 도와주고 싶지만 국민정서상 어려움이 많습니다. 대기업도 국민정서를 의식,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지만 정부도 도와야 할 기업이라면 특혜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적극 지원하는 자세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정리 이재권·백재현기자, 사진 김동호 기자】 <<'마/스/크/오/브/조/로' 24일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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