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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문화 바꿔야 위질환 예방"
입력2001-02-13 00:00:00
수정
2001.02.13 00:00:00
"식생활 문화 바꿔야 위질환 예방"
위염ㆍ위암 등과 관련된'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유전체 염기서열이 지난 8일 밝혀지면서 새로운 예방법 및 진단ㆍ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오는 25일에는 헬리코박터 감염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과 일본의 전문의들이 처음으로 한ㆍ일 헬리코박터 학회를 개최하는 등 관련질환 퇴치에 적극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한국 헬리코박터 연구회 회장인 서울중앙병원 민영일 교수(소화기 내과)는 "우리나라 성인의 헬리코박터 감염율은 70~80%로 보고있다"며 "감염율은 9세 이하에서는 7%, 10대에는 약 27%를 나타내다가 20대에 들어서면서 약 67%로 급격히 증가하고 특히 40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민 교수에 따르면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져 있진 않지만 헬리코박터는 주로 입을 통해 직접 전염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사회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감염율이 높은 것으로 미루어 상하수도와 같은 위생도 감염 정도와 관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특별히 위생상태가 나쁘지 않은 우리나라의 감염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에 대해 그는 "찌게 등을 여러 사람이 같이 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등의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을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며 "헬리코박터 감염율을 낮추기 위해서 뿐 아니라 간염 등 입으로 전염될 수 있는 질환의 감염을 막기 위해 우리의 식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모든 사람이 위장관련 질환의 환자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만 십이지장 궤양 환자의 약 95%, 위궤양 환자의 약 80%에서 헬리코박터가 발견되며 특히 이 환자들에서 헬리코박터균을 박멸하면 재발율이 십이지장 궤양의 경우 90% 이상에서 5% 이하로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등으로 헬리코박터가 위염 및 위ㆍ십이지장 궤양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또한 지난 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헬리코박터를 주요 위암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민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오랫동안 속이 쓰리고 아픈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위염 등이 위궤양ㆍ위암으로까지 진전된 뒤에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3명 꼴로 감염돼있는 만큼 40대 이상인 사람은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평소의 속쓰림 증상이 갑자기 변할 경우에는 빨리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해설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헬리코'는 나선형을 의미하며 '박터'는 세균을, '파일로리'는 위(胃)의 윗부분을 지칭한다.
즉 위 상부에 기생하는 나선형 세균을 말한다. 지난 82년 Marshall 박사에 의해 발견된 후 위염 및 위ㆍ십이지장 궤양을 유발하는 원인균으로 밝혀졌다.
박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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