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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선 영화, 얕보지 마라.’ 으레 방송사들이 준비하는 명절 특선 영화라 하면 매년 ‘그 나물에 그 밥’인 영화의 재탕 향연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번 설만큼은 멀티플렉스 극장가가 부럽지 않다. 지난 해 ‘충무로 르네상스’를 열며 관객 몰이에 성공했던 ‘겨우’ 1년 묵은 작품들이 지상파 방송으로 안방 극장에 속속 선보인다. 지난 해 ‘1,000만 관객 신화’를 일궜던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가 각각 설 특선 TV영화로 준비됐다. 우선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MBC에서 오는 10일(목) 오후 9시40분에 방송된다. 첫 TV 외출을 하는 ‘실미도’는 이례적으로 케이블 채널을 거치지 않고 지상파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됐다.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는 영화채널 캐치온에서 9일(수) 오후 10시에 방영된다. 유료 채널로 방영돼 일반 시청자들이 접하기 다소 어려운 게 아쉬운 부분. 두 작품과 함께 지난 해 3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린 ‘말죽거리 잔혹사’와 ‘어린 신부’도 TV로 볼 수 있다. ‘말죽거리…’는 9일(수) 오후 9시50분 SBS로 방영된다. 여고생들과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문근영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어린 신부’는 MBC에서 8일(화) 오후 9시40분 전파를 탄다. 지난 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일약 ‘국보급 영화’로 부상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도 MBC에서 11일(금) 오후 10시 방영된다. TV로 첫 전파를 타는 이 영화는 몇몇 잔혹한 폭력 장면과 영화 후반부 근친상간을 그리는 내용이 있어 TV용으로 적당한가에 대한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일단 MBC는 ‘19세 관람가’로 방송할 예정이지만 지상파로 나가는 만큼 몇몇 장면의 삭제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 외에도 지난 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송강호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와 전도연ㆍ고두심이 호흡을 맞춘 ‘인어공주’가 KBS 2TV로 각각 8일 오후 11시 10분과 9일 밤 12시 30분에 만날 수 있다. 같은 채널로 6일 오후 11시 15분엔 베를린과 베니스에서 감독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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