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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건축기행] 3.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국영기업이 사치성을 조장한다` 23개 동 700가구 규모의 한강맨션 아파트가 건립 된 후 신문을 도배했던 카피. 그만큼 70년, 한강맨션 아파트가 동부이촌동에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규모와 마감재로 인한 사치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은 평형규모부터 이전 아파트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68년 동부이촌동에 건립된 공무원아파트(1,313가구)는 12평~25평형. 당시 기준에서 공무원 아파트도 대형에 해당됐던 것. 하지만 한강맨션은 이보다 두 배 이상 큰 평형으로 건립된다. 가장 작은 27평형에서 지금도 대형평형으로 분류되는 55평형까지 선보인 것. 이는 대한주택공사의 첫 작품인 마포아파트(8평~18평형)보다 8년 새 세배 이상 큰 규모의 아파트가 등장한 셈이다. ◇서구ㆍ전통 주거문화 대립의 정점=평형이 큰 폭으로 확장 된 한강맨션아파트는 전통과 서구 주거문화의 대립의 한 중간에 위치하게 된다. 서구 주거문화가 접목된 아파트는 60년 대부터 온돌을 없애고 라디에터를 이용해 난방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거실에 식탁을 놓는 등 철저하게 입식형 설계를 추구한 것. 그 입식형 아파트의 최정점에 위치한 게 바로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이는 당시 사회풍조를 보면 이해가 간다. 60년 대 이후 합리주의를 주창하던 사회풍조는 `서구=합리성`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때문에 주거문화도 서구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풍조가 강했고 이로 인해 `전통의 대체=입식구조아파트=좌식생활지양=온돌폐기`로까지 이어졌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강맨션은 최초의 완전 입식아파트였다. 중앙식온수난방을 이용, 온돌이 완전 폐기된 것은 물론 식탁 등을 별도 설치해 모든 공간이 입식으로 설계된 것이다. 여기에 처음으로 거실에 아스타일을 깔면서 한동안 아스타일 깔기 흐름을 만들기도 했다. ◇획기적 상가배치=눈길을 끄는 것은 상가배치가 길가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관점에서는 당연하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배치인 것은 확실하다. 이는 현재의 단지계획 이론의 화두인 `단지공간과 도시공간`의 연계문제가 이미 30년 전부터 시도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강맨션 아파트가 상가를 길가에 위치한 아파트 1층에 배치하면서 길거리의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해당아파트뿐만 아닌, 인근의 거주민들까지 상가로 불러들이면서 죽은 거리가 아닌, 생동감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면서 단절이 아닌 상생의 화두가 40년 전부터 적용됐던 것이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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