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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3無 장세’ 회귀 조짐 당분간 660~690 박스권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다시 주도세력ㆍ주도주ㆍ모멘텀 부재의 `삼무(三無)장세`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정보기술(IT)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시장을 이끌어 오던 삼성전자 등 핵심 IT주들이 외국인 매수세 둔화와 함께 조정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과 기관이 방관하는 동안 한달 이상 시장을 이끌어 오던 외국인 마저 관망세로 돌아서 종합주가지수는 당분간 좁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박스권은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660선과 올해 전고점인 690선사이다. 상반기의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주요 매수 주체들이 관망세를 보인 가운데 전 주말 보다 7.35포인트(1.08%) 하락한 669.93포인트에 마감됐다. 이날 거래량은 3억1,582만주, 거래대금은 1조4,431억원으로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관망세로 돌아선 외국인=지난 한달간 국내증시를 사실상 `나 홀로` 이끌어온 외국인들은 지난 주 중반 이후 뚜렷하게 관망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수행진이 시작된 지난 달 말부터 주간 단위로 1조원 가량 순매수하던 매매패턴에서 벗어나 지난 주에는 1,350억원을 사들이는데 그쳤다. 이날도 매수ㆍ매도를 모두 합친 절대매매 규모에서 3,500억원을 기록, 최근 평균 5,000억원 가량 매매하던 것에 비해 매매규모가 크게 줄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 매매의 볼륨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한국시장 뿐만 아니라 타이완ㆍ태국 등 아시아 이머징마켓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를 설명해주던 지표인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도 지난 주 6주만에 16억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더구나 이번 주에는 미국 독립기념일(현지시간 7월4일)이 끼어있는 관계로 미 증시가 하루 반나절을 휴장하게 되는 것도 외국인이 매매를 줄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회복되지 않고 있는 거시 경제지표, 철도파업과 이에 따른 교통ㆍ물류 대란도 외국인의 매수확대에 일정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3무(三無)장세로 회귀하나=이에 따라 다시 삼무 장세로 회귀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 오던 유일한 모멘텀이었던 미국 증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도 주춤하면서 주도주로 나섰던 핵심 IT주의 주가도 지지 부진한 상태다. 우리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신한지주(-11.51%)와 조흥은행(-15.37%) 등 은행주가 급락했고, 삼성전자ㆍ삼성전기 등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9일 37만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외국인 매수규모가 줄어들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반면 LG전자(3.31%)ㆍ삼성SDI(3.47%)ㆍ현대모비스(9.93%)등 옐로칩과 한국전력(0.53%)ㆍ가스공사(5.20%) 등 경기방어주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 등 핵심 IT주를 대체할만한 뚜렷한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나 실적호전주, 테마주 중심으로 다시 매기가 몰리면서 종목별 순환매가 나타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좁은 박스권 내에서 종목별 순환매 나타날 듯=신동성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두되 미국증시의 모멘텀 약화와 700선에 가까워질수록 상승탄력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보다 시장 상황을 살펴가면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정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시장은 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660선에서 690선사이의 제한적인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의 흐름에 상관없이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종목과 상대적으로 조정 폭이 깊었던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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