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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은행(IB) 사이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비관론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23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끝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며 "일각에서 올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수출 부진을 고려해도 경기가 그렇게까지 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무라·웰스파고 등은 성장률이 지난해 3.3%에서 올해 2.2%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총재는 "2·4분기의 부진을 반영해 기존 7월 경제전망치(올 2.8% 성장)에서 약간의 수정이 있을지 모르지만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달로 예정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하향 조정하겠지만 2%대 초반까지 대폭 낮추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이 총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유지했다. 그는 '썰물이 되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은 채 수영을 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국제금융시장 혼란기에 경제 펀더멘털이 부실한 국가를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하며 "버핏의 말이 지금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크고 적지 않은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등 기초여건이 양호하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은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의 발언을 기점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나섰다. 그는 국감에서 "현 금리 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통화정책 방향성을 두고 한 발언이 아니다"라며 이날 해명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해 21일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1.62%)로 떨어진 바 있다.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 쪽으로 과하게 쏠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는 물가가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한다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갖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최근 대외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등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평소 지론인 구조개혁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공동선언문을 언급하며 "참가국들이 지금은 비효율을 제거해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구조조정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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