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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맨션은 `재건축문제` 집합소?
입력2003-05-06 00:00:00
수정
2003.05.06 00:00:00
이혜진 기자
한강맨션을 보면 재건축에 얽힌 천태만상이 드러나고 있다. 즉, 고가 분양가 책정, 지역주민과 해당구청의 관계, 구와 서울시의 갈등, 주민 내 분열 등 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추진되면서 나올 수 있는 갖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노출되고 있는 곳이 바로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이다.
◇우선 분양가 과다책정 = 한강맨션에 단독 응찰한 삼성물산과 LG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재건축 일반분양가는 평당 1,980만원. 강남 최고 요충지인 도곡주공의 일반분양가(평당 1,481만~1,809만원)보다 비싼 재건축 사상 최고의 일반분양가다.
하지만 재건축 추진위측에서 당초 제시한 평당 2,500만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서는 한참 후퇴한 가격이기에 그 적정성 여부를 둘러싼 여론의 비난도 묻혀버린 채 그냥 묵인되는 분위기다. 단지 모양이 장방형으로 생겨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 동은 소수에 그치고 서울시가 한강변 일대에 추진하는 수변경관지구에 묶여 층수 제한에 걸릴 가능성 등은 추진위와 업체 모두 쉬쉬하는 대목.
◇주거지역 종 세분화 과정 = 한강맨션의 주거지역 종 세분화 과정에서는 아파트주민과 구청과의 `끈끈한`관계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초 용산구청 측은 5층 저층 단지인 한강맨션을 용적률 200% 이하, 높이 7층 이하의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했었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민원에 밀려 최근 서울시에 제출한 주거지역 종 세분화 안에서는 한강맨션을 용적률 250% 이하에 층수제한이 없는 3종 주거지역으로 분류하고 말았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민선 지자체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서울시의 주거지역 종 세분화에 지역 주민들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 시 차원에서 종 세분화를 추진해야 하는 서울시의 고민도 크다. 서울시는 용산구청에 주거지역 종 세분화가 너무 `상향조정 됐다`며 당초 원칙대로 추진할 것을 지시, 재건축 추진과정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구와 시의 대립마저 벌어지는 양상이다.
◇입주민 내부갈등 양상 = 한강맨션 주민들 내부에서도 갈등은 빚어지고 있다.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현재의 자연 친화적 아파트를 허물고 높이 24층짜리 고층아파트를 세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재건축사업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많다. 한강맨션 입주자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투자목적으로 2~3년 전부터 아파트를 사들인 사람들이 수익성 위주의 재건축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며 “재건축을 추진하더라도 현재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건축 반대 주민들은 현재 추진되는 재건축사업을 무산시키기 위해 법적소송까지 불사할 입장이어서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앞으로 적지않은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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