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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BS새주말극 '푸른안개' 표민수PD
입력2001-03-19 00:00:00
수정
2001.03.19 00:00:00
"불륜 소재로 한 성인劇이예요"표민수PD는 어찌보면 참 행복한 사람이다. '시청률 경쟁'이라는 숙제 앞에 그다지 자유로울 수 없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작품성을 무기로 용케 그 덫에서 면제부를 얻어왔기 때문이다.
'거짓말''바보 같은 사랑' 등 작가정신을 기반으로 한 전작을 통해 마니아들의 관심을 끈 것은 물론 '표민수 스타일'을 만들어 내며 호평을 받아왔다.
그러던 그가 이번엔 시청률 경쟁의 상징쯤 되는 주말드라마에 도전한다. 그것도 '원조교제'나 다를 것 없는 '금기시된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 '푸른 안개'라 했다.
"성인들을 위한, 보고나면 한편의 책을 읽은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 겁니다" 표민수PD는 언뜻 드라마 소재와는 전혀 관계없을 성 싶은 이야기로 작품을 설명해 나갔다.
'태양은 가득히'후속으로 24일부터 방영 예정인 KBS 새 주말드라마 '푸른안개'는 가정이 있고 사회적 성공을 거둔 40대 남성이 20대 여성과 사랑하게 되면서 결국 소유한 것들을 모두 내던지게 된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속도감있는 진행을 위해 기존 주말극과는 달리 20부작으로 편성했으며 작가 이금림이 극본을 맡고 이경영 김미숙 이요원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지 않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남녀의 이야기라기보다는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탐색이라 하는 편이 옳습니다" 말을 이어가는 그의 표정이 참으로 진지했다.
불륜이니 하는 주변의 우려와는 전혀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타인의 시선과 관계에만 맞추어 승승장구한 인생이 어느 날 자신이 느낀 그대로 판단하며 살아가는 힘찬 인생과 만납니다. 그 안에서 나도 꿈이 있었는데, 그것이 뭐 였더라 하는 과정을 걸쳐 결국 쌓았다고 믿어온 모든 걸 버리고 자신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말은 쉽지만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남성 세계에서 이런 시도가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사실상, 사건 중심의 드라마가 아니라 감정 중심의 극입니다. 이런 세밀한 감정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실패하게 되는 거겠죠. "
한편으로 그는 일련의 작품들이 목적을 지닌 극으로 비춰져 온 것에 대해 고민이 많은 표정이었다. "드라마는 대중과의 접합체여야 하는데. 목적성은 늘 손 밑 가시 같아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선 좀 더 시야를 넓히고 죄였던 것들을 풀 생각입니다"
반면 그는 '카메라 워킹은 그대로인데 표현은 진부해졌다'는 평을 들을 까 두렵다고도 했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어깨에 힘빼고 볼 수 있는 편안한 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연출자의 고민이 그대로 묻어났다.
실험적 작가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좇기로 한 PD의 의도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당분간 KBS 주말극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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