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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연착륙 어렵다" 회의론 고개
입력2000-05-19 00:00:00
수정
2000.05.19 00:00:00
신경립 기자
고금리로 자금 몰려 인플레 압력 가중미경제가 연착륙(소프트 랜딩)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연방준비이사회(FRB)가 지난 6월부터 6차례나 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 없이 연 3%대의 장기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제 시장의 자금이 미국으로 집중됨에 따라 경기가 식을 조짐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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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FRB는 인플레 억제를 위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데, 급진적인 고금리 정책은 한순간에 경기를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경기 경착륙(하드 랜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윌리엄 맥도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18일 뉴저지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 경제가 불균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데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지난 16일의 금리 인상이 경기 과열 억제 효과를 냈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FRB의 로렌스 마이어 이사도 최근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이 미 경제의 수요 공급에 미친 영향은 제로에 가깝다』며 경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FRB가 연내에 금리를 0.7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고금리가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과의 금리차를 더욱 벌여 놓음으로써 세계 자금을 흡수, 인플레 압력을 차츰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그렇게 경기가 한창 달궈진 상황에서 본격적인 인플레가 발생한다면 FRB는 연착륙을 포기하고 경기에 급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경제학자 배리 보스워스는 『FRB가 경기 연착륙에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경종을 울렸다. 미국이 지난 89년 경기 연착륙을 위해 금리를 10%까지 끌어올렸다가 수년에 걸친 경기 침체를 겪었던 과거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18일자로 이번 금리인상이 경기를 식히는데는 실패했다며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이 시장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대신 세계경제 불안감은 가중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제 자금이 미국으로 집중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가 경착륙한다면 자칫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미국 내수가 침체되면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이나 유럽의 경기 회복세도 한순간에 물거품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미 경제가 이미 냉각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3.5% 수준의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경착륙에 대한 불안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긴축으로 투자가들의 심리가 급속히 위축될 경우 미국 경제를 띄워 온 성장률, 주가, 달러 「3고」가 붕괴될 경우 미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신경립 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5/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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