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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들, 키코손실업체에 유동성지원 난색

"소송결과 지켜본뒤 대출여부 결정"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손실을 본 업체들이 은행권을 상대로 잇달아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일부 은행들이 이들 업체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5일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들 업체에) 유동성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겠느냐"며 "소송과 지원이 별개의 사항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소송 업체에 대출을 해줄 은행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기업들이 소송을 통해 계약무효 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소송 결과를 본 뒤 지원 결정을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밝혔다. 문제는 키코 관련 소송을 제기한 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은행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는 점이다. 최근 환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한국씨티ㆍSC제일 등 13개 은행에 소송을 낸 97개 업체 가운데 대부분이 은행에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이미 1차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유동성 지원 요청과 소송건은 별개로 보고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우선 기업을 지원해 살리고 소송에서 잘잘못을 가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거래 은행이라는 점과 불완전판매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일부 은행만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이 주거래 은행인 A사는 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에서 키코에 가입했지만 신한과 하나은행에만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사실 애매한 부분이 있고 은행들 입장에서는 소송한 업체에 대해 지원까지 제공하는 것은 억울할 수도 있다"며 "금융감독원에서 소송과 지원을 별개로 하라고 은행에 지도할 예정인 만큼 기업 지원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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