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석등 채취 탐사로봇 귀환까지 3단계로 진행
핵심과제 'KSLV-2' 발사체 개발 2017년 완료
지난 1969년 미국이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낸 후 러시아 등 우주개발 선진국은 물론 일본ㆍ중국ㆍ인도 등 세계 각국은 달 탐사 작업을 본격화했다. 우리도 2007년 11월 ‘국가 우주개발 세부실천 로드맵’을 완성해 2020년 달 탐사 궤도위성, 2025년 달 탐사 착륙선 발사계획을 제시했다. 이번 기획연구는 그동안의 기술발전 등에 힘입어 이 시기를 2~5년 앞당긴 것으로 우리에게 달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 한 발짝 더 다가왔다. ◇달 탐사는 탐사로봇 귀환이 마지막 목표=국내 달 탐사 계획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달 궤도 약 100㎞ 상공을 도는 달 궤도 위성을 보내는 것으로 달의 정밀촬영 영상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지형도ㆍ착륙지점 등의 조사작업이 이뤄진다. 2단계에서는 달 표면에 내려앉는 착륙선을 보내 달의 토양 등 지질을 조사하고 지진계 설치, 달의 열 유량(Heat Flow) 점검 등을 수행하게 된다. 3단계는 착륙선의 탐사로봇 등이 채취한 월석 및 토양자료 등을 회수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으로 여기까지 달 탐사 계획이 완성된다. 아폴로 계획으로 달에 착륙한 미국 역시 대체로 이러한 단계를 거쳐 달 탐사가 이뤄졌다. 일본의 가구야, 중국의 창어 1호, 인도의 찬드라얀 1호 등은 모두 달 탐사 궤도위성들로 바로 달 탐사의 1단계에 해당된다. 현재 항우연은 1단계인 달 탐사 궤도위성을 개발하는 데 약 1,8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 탐사가 완료되면 이후 달 외의 화성 등과 같은 외계행성 탐사 및 유인 탐사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달 탐사 핵심인 발사체 개발 본격화=달 탐사를 위해서는 발사체(로켓)와 탐사체(위성 또는 착륙선)가 필요하다. 발사체가 탐사체를 지구 궤도까지 올려놓으면 이후 탐사체에 붙어있는 또 다른 발사체인 TLI(Trans Lunar Injection)가 탐사체를 달 궤도까지 보내게 된다. 이 가운데 핵심인 발사체는 이미 개발이 끝난 KSLV-1에 이어 KSLV-2가 예정돼 있다.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KSLV-1은 100㎏ 내외의 소형위성(과학기술 2호 위성)을 700㎞ 내외의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것이 목적으로 올 6월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앞으로 개발될 KSLV-2가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는 무게는 550㎏ 수준. 따라서 위성이나 착륙선은 이 무게 이하로 개발돼야 한다. KSLV-2가 지구 궤도까지 위성을 쏘아올리면 이후에는 고체 추진제를 연료로 쓰는 TLI가 위성을 달 궤도까지 보내게 된다. 항우연 위성연구본부장인 이상률 박사는 “내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KSLV-2 로켓 개발이 2017년까지 완료되면 비로소 우리가 독자적으로 달 탐사 궤도위성과 달 착륙선을 발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지난해 국가 차원에서 추진된 한국인 우주인 사업은 초기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면서 우주 관광객 사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소연 우주인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다양한 과학실험을 수행하면서 기존의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었다. 달 탐사 프로젝트 역시 단순히 위성을 달에 보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달 탐사를 왜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달 탐사와 관련된 병행 연구가 필수적이며 현재 이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질자원연은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우주개발 선진국이 연구용으로 공개하는 달 탐사 관련 자료들을 토대로 연구하고 있으며 월석과 운석 등을 수집해 달의 지질구조가 어떤지를 파악하고 있다. 지질자원연 원천지질과학연구실의 이승렬 박사는 “현재 해외 원격 탐사정보를 토대로 달 지형도와 지질도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약 70종의 운석 시료를 통해 달과 외계행성의 구조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달 탐사 때 각종 궤도 정보 및 달 궤도 진입에 따른 기초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천문연 우주천문연구부의 최영준 박사는 “현재 NASA에서 추진하고 있는 LCROSS 프로젝트의 관측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달의 생성기원과 달 분화구 형성원인 등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CROSS 프로젝트는 4월 발사되는 LRO 위성이 충돌체를 달의 극지점에 충돌시켜 분산되는 파편을 관측해 달의 극지점에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하는지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이 밖에 전자통신연구원은 국내 주도로 개발된 최초의 고궤도 정지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에 통신장비를 탑재한 경험을 토대로 달 탐사선에 원거리 통신장비를 지원하는 연구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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