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C&C주식을 담보로 약 5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2일 SK C&C 주식 95만주을 맡기고 한국투자증권과 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의 대출비율이 직전 거래일 종가 기준 평가금액의 50~60%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은 약 500억~600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주식담보대출로 마련한 자금까지 합치면 총 대출금은 약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선물 투자 등 개인적인 투자 목적에서 자금마련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SK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인 채무 변제를 위해 주식 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최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당시 상속세 납부를 위해 차입을 많이 했고 이후에도 '소버린 사태' 방어와 최근의 선물투자 실패 등으로 적지 않은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최 회장이 의혹을 살만한 투자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회장이 다시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대출을 위해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맡긴 주식은 총 391만696주에 달하고 전체 보유 주식에 대한 담보대출 비율도 지난해말 15.6%에서 현재 20.6%로 불어났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말 보유 지분 2,225만주(44.50%) 중 325만주(6%)를 하나은행 등에 매각해 대출금의 절반을 상환했다. 당시 담보대출 설정 비율이 26%에 달한데다 SK C&C 주가가 14만~15만원대로 오르면서 좀더 나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하기 위해 대출금을 상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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