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달 초 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DRM)를 없앤 음악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 자체 음원을 확보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실탄’이 달리는 중소 음악사이트들은 기존 음원 소유권자로부터 제공받는 음악만을 가지고 이통사와 경쟁을 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에 처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중소 업체들은 오르골 서비스와 파일공유프로그램(P2P) 연동 강화, 사용자환경(UI) 개선 등을 앞세워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통사 싹쓸이 가능성= 삼성전자와 SK텔레콤ㆍKTF는 지난 7일 휴대폰만으로 음악의 일부를 미리 듣고 마음에 들 경우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뮤직 TRY&BUY’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이러한 기능적 특징보다 제공되는 음악 그 자체에 있다. 휴대폰에 내장될 음악들은 3사가 공동 소유권을 갖는다. 다시 말해 이들 3사가 음악서비스의 영역을 넘어 음악 시장 자체에 진출한 것이다. 현재는 서비스 음악이 16곡에 불과하지만 시장 반응이 긍정적일 경우 계속 음악을 늘릴 것으로 알려져 이통사들의 음악시장 공략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이통사들이 음악을 소유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통사가 단지 DRM 프리 상품을 선보였을 때까지만 해도 고객들은 소리바다나 엠넷 등 중소 음악서비스업체와 차별성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SK텔레콤이나 KTF를 이용하는 고객은 중소 음악서비스업체들과는 다른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뮤직 TRY&BUY 서비스는 이통사 만의 독특한 비즈니스모델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에서 반응이 좋을 경우 2차, 3차 펀드를 계속 조성하기로 합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소리바다 등 차별화 사활= 이통사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 소리바다ㆍ엠넷미디어와 같은 중소업체들은 ‘이통사의 시장 싹쓸이’를 우려하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 능력을 보유한 이통사의 ‘DRM 프리’ 선언으로 가격 차별성을 상실한 군소 업체들의 입장에서 서비스 경쟁력까지 떨어진다면 시장에서 고사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최근 소리바다ㆍ엠넷 등이 ‘오르골(웹상에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에 올라 있던 음원을 P2P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소리바다는 이달 초 오르골과 P2P의 데이터베이스(DB) 통합을 마친 데 이어 앞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음원은 물론 제3세계 음악까지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소리바다 관계자는 “권리 소유가 불분명한 음원 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와이브로를 통한 다운로드 등 틈새시장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넷미디어도 음반기획 및 제작, 소속 인기가수 등 자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고, 벅스는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사용자환경(UI)을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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