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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을 좌절시켰던 스위스가 승부차기 사상 첫 무득점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남기고 2006독일월드컵에서 퇴장했다. 스위스는 27일(한국시간) 쾰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16강전에서 연장 접전에서도 승패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들어갔지만 3명의 키커가 모두 실축하는 바람에 0대3으로 완패했다. 지난 1982년 스페인 대회 때부터 승부차기가 처음 도입된 이후 무득점 패배는 처음. 승부차기 최다 점수차 패배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우크라이나와 스위스는 양팀 주포 안드리 셉첸코와 알렉산더 프라이가 크로스바를 한 번씩 때리는 공방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는 지루한 힘 겨루기로 이어졌고 연장전 사투에서도 골이 터지지 않아 이번 대회 처음으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선축에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의 1번 키커 셉첸코. 셉첸코는 ‘득점기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실축으로 스위스 관중을 들끓게 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곧 반전을 맞았다. 스위스의 1번 마르코 슈트렐러, 2번 트란퀼로 바르네타, 3번 리카르도 카바나스의 슛이 연달아 실패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2~4번의 키커가 침착하게 모두 성공시켜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한편 이보다 앞서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가 후반 종료 직전 프란체스코 토티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이탈리아에 0대1로 석패했다. 이로써 32년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16강까지 진출했던 호주는 아쉽게 8강행 꿈을 접었고 ‘히딩크 마법’도 중단됐다.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서는 오심 논란이 일었다. 호주 선수들은 이탈리아 파비오 그로소가 넘어져 있던 호주 수비수 몸에 걸렸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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