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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위·금감원, 잿밥에만 관심

금융위기 관리보단 금융위 업무영역 놓고 설전

‘위기 관리보다는 잿밥에 관심.’ “경찰과 검찰의 관계처럼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의 수족으로 전락한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할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의 관리ㆍ감독 대상이지 견제기관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지만 금융감독당국은 새로 설립될 금융위원회의 업무영역에 더 많은 관심을 둬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기관이 본업인 ‘위기 관리’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을 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나서 “그만 싸우라”고 지시를 내릴 정도다. 하지만 10년간 쌓인 ‘불신의 벽’ 때문에 금감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영만 금감위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국내외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감위와 금감원이 다투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금감원 내에 설치된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라’고 지시했다”며 “지금 시급한 것은 금융시장 안정과 규제 완화인 만큼 합동협의체를 통해 감독기구 개편안에 대해 논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합동협의체는 금감위 상임위원과 금감원 부원장 등 6명으로 구성한 후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합의된 의견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금감원 직원들은 합동협의체를 통한 의견수렴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금감원의 한 팀장은 “지난주 말 금감원장이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에 대해 ‘두 기관이 상의해 입장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는데 금감위는 ‘이미 우리 입장을 전달해 필요 없다’고 말했다”며 “금감위의 입장이 이미 전달돼 개편안이 마련된 상황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설립안이 인수위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주장한다. 인수위는 효율적인 업무 분담을 통한 상호견제를 주문했지만, 개편안은 권력의 집중으로 관치금융과 중복규제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 ‘금융위원회 설치는 관치금융의 부활이 아니라 관치금융을 막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를 만들면 금융감독이 경제정책에서 떼어져 관치금융 가능성이 줄게 된다”며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의 관리ㆍ감독 대상이지 견제 기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기관이 기(氣)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감독기구의 주요 보직도 공석이라 금융감독의 공백마저 우려된다. 은행권을 담당하는 권혁세 전 감독정책1국장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승진한 후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고, 증권을 담당하는 김주현 2국장도 인수위에 파견된 상황이다. 증권을 담당하는 전홍렬 금감원 부원장과 기획ㆍ국제 담당인 이장영 부원장보도 최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지만 후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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