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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쉬리'] 해외에서도 '레디고'

한국영화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한 한국형 블럭버스터「쉬리」가 일본에서 TV 드라마로 리메이킹돼 내년 1월21일 일본극장 개봉예정보다 먼저 시리즈물로 선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미국의 유명 기획사 엔듀버가 「쉬리」의 공식적 리메이크 작업을 의뢰해오는 등 영화「쉬리」의 힘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이어지고 있어 영화계에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쉬리」의 수입을 맡은 일본의 수입사 시네콰논은 최근 서울의 (주)강제규필름에 「쉬리」에 매력을 느낀 후지TV가 영화의 스토리 구성을 도입한 21부작 시리즈물 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왔다. 주연으로는 홍콩스타 금성무와 영화「러브레터」의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가 캐스팅됐으며, 「2000년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내년 1월 9일부터 방영한다는 계획이다. 드라마에서 영화의 구조를 도입한 부분은 이중간첩의 설정과 같은 인물구성과 첩보상황 재현의 스토리 구조인데, 아직 개봉되지 않은 영화를 무단 도용한다는 인식을 피하기 위해 남녀 주인공의 성별을 바꿔, 「쉬리」에서 김윤진이 분한 이방희역을 드라마에서는 금성무가 하게 된다. (주)강제규필름은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전략으로 일단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감독인 필립 노이스(「본 콜렉터」연출), 시몬 웨스트(「콘에어」연출), 데이빗 린치를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기획사 엔듀버는 「쉬리」의 공식적 리메이크 작업을 의뢰해왔다. 강제규감독은 자신의 다음 작품 합작여부와 이 문제를 위해 연내에 미국 LA로 갈 계획이다. 그러면 「아시아 최고의 제작사」 구축이 꿈인 강제규감독에게 무형의 자산가치를 수십배나 올려준 「쉬리」는 얼마나 많은 돈을 끌어모았을까. 일단 극장 수입만 해도 수백억원이 된다. 전국 600만 관객을 수입으로 환산하면 350억원정도. 비디오 역시 국내 영화사상 가장 많은 13만5,000개가 팔렸다. 개당 2만7,500원씩 계산하면 37억원이 넘는다. 지상파, 케이블TV 등 방송판권은 평균가의 6배가 넘는 6억5,000만원. 해외수입도 만만치 않다. 타이완에는 22만달러(2억5,000만원)에 팔렸으며,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고 현재 상영중인 홍콩에서는 9억여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시장은 일본. 「쉬리」는 내년 1월21일 일본 전역 1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된다. 일본 수출가는 130만달러(14억3,000만원). 일본 역시 러닝개런티로 계약돼 일본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면 수익은 국내 수익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메이저배급사 도웨이영화사는 70개 스크린으로 더 늘리자는 제의까지 해놓고 있는 상태다. 400억원이 넘는 전체수익(일본제외)에서 강제규감독이 차지하는 몫은 3분의 1수준.(국내 극장수익은 극장과 5대5로 나누고 그 나눈 것을 다시 제작사 삼성과 반으로 나눈다. 나머지 비디오·방송판권등은 삼성과 반으로 나눈다) 강제규감독은 영화 한편으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번 셈이다. 『현재 변수는 해외판권』이라는 강감독은 『일본에서의 개봉과 예상되는 흥행여세를 몰아 내년 2월에 있을 베를린영화제에서 마켓을 성공리에 마치고 칸 영화제를 종점으로 유럽과 캐나다·남미 등의 해외판매를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미국시장 진출도 추진중인데 이익창출보다는 미국 상영관 입성이라는 상징성을 두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주)강제규필름은 내년에 4편의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내년 1월4일 크랭크인 될 「은행나무침대 2-단적비연」(박제현감독)을 시작으로 김진성·전윤수·강제규감독의 작품이 계획돼 있다. 강감독의 다음 작품은 미국을 비롯한 3~4개 국가의 다국적합작영화. 국제시장을 겨냥한 작품으로 시나리오·스태프·배우등 연합매커니즘을 구성할 계획으로 이것이 이뤄지면 한국의 다국적 합작영화 제1호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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