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기관이 허위 시험증명서 발급'

정부가 인증한 국가공인기관이 허위 시험증명서를 발급해 소비자 피해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 기관은 지난 3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허위증명서를 발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시민단체가 해당제품과 관련된 소비자피해 접수를 통해 리콜을 추진키로 했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의 모임은 8일 "산업자원부가 공인한 국가검사기관인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이 최근 발급한 '진드기 기피 시험성적서'가 제대로 된 실험을거치지 않은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성적서는 최근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기능성 침구류 등 각종 진드기 기피 상품을 보증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원사직물시험연구원이 독점적으로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소시모가 관련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원사직물 시험연구원은 진드기 기피 실험을 하면서 진드기가 아닌 다듬이벌레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관련제품들이 이 성적서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진드기 기피율 99%, '60㎝까지 진드기 접근 차단' 등은 검증되지 않은 허위, 과장광고가 된 셈이다. 더욱이 또다른 국가공인검사기관인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은 실험도 하지 않은 채 원사직물시험연구원이 발급한 성적서를 그대로 인용해 자체 성적서를 다시 발급해왔다고 소시모는 설명했다. 이 성적서는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00여개 업체가 생산하는 140여개 제품에 발급된 것으로 추산됐는데, 언제부터 시험상의 문제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시모는 이번 허위증명서 발급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관련 소비자 피해를 접수키로 했으며 업체들에 대해서 리콜을 요청할 방침이다. 소시모 관계자는 "연구소측은 최근 진드기 기피 상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수료 수입을 챙기기 위해 허위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산자부 등 감독기관과 관련제품 판매업체들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올 3월 이전에는 확실히 진드기로 실험을 했었으나 이후 배양기가 오염돼 다른 벌레가 들어간 것 같다"며 "그러나 고의로 허위성적서를 발급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