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우려, 버냉키 쇼크에 이어 차이나 쇼크가 국내 증시를 덮치며 결국 코스피지수 1,8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의 올해 순매도 금액이 10조원까지 육박하면서 연달아 지지선이 무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발언에 따른 여파가 커지고 있어 한동안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1%(23.82포인트) 내린 1,799.01포인트로 장을 마치며 지난해 7월26일(1,782.47) 이후 11개월 만에 1,800선을 내줬다. 이날 급락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 이상 빠진 1,963.23포인트를 기록해 7개월 만에 2,000선이 무너지며 공포심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날도 1,800선 붕괴의 선두에는 외국인이 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0조2,81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504억원어치를 회수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9조3,000억원어치를 내던진 셈이다. 특히 외국인은 미국이 QE 축소 계획을 밝힌 이달 들어서만 전체 매도금액의 절반인 5조2,80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2,493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외국인이 계속 주식을 내던지면서 이날 SK하이닉스가 3.41% 떨어졌고 SK텔레콤 4.95%, 삼성생명 2.76%, 현대모비스는 2.33% 하락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수출주ㆍ내수주 할 것 없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날 장 내내 반등세를 보이던 삼성전자도 장 막판 외국인의 매도세로 0.91%(1만2,000원) 내린 131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째 하락, 130만원대 붕괴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QE 축소 발언 여파에 중국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하단을 열어놓고 글로벌 증시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장 후반 매도물량이 나오며 증시가 하락하는 것은 약세장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특히 중국 증시가 무너진 것이 국내 증시에 공포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조용준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증시는 QE 축소 발언 이후 글로벌증시가 잇따라 조정을 받는 과도기적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도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가 올 때까지 한동안 관망세를 유지하며 지켜봐야 할 것"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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