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지난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를 함께 이끈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인수위원회 때부터 인사 실패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거기에서 헤매다가 100일이 됐다 이렇게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의 인사에 "문제가 많았다"는 비판은 내 편, 네 편이 없는 셈이다.
실제 대통령 당선인 시절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것을 시작으로 취임 이후 이중국적 논란 속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등 장ㆍ차관급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 결국 새 정부 출범 100일도 안 돼 차관급 이상 공직자 14명이 중도사퇴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윤 전 대변인의 사태는 특히 잠잠해지던 인사 파동을 다시 이슈화하며 공들여 쌓은 방미 성과도 무너뜨렸다.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가 바뀌기 위한 방안으로는 청와대 인사위원회 외부인사 충원 등이 제기된다. 인사위는 허태열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일부 수석들이 참여해 독립적 인사에 한계가 있고 박 대통령의 의중만 받든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인사 검증시 평판을 중요시 여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미국의 경우 과거 7년 동안 거주지에서 알고 지냈던 이웃에게까지 공직 후보자에 대한 평판 조회를 진행한다. 박 대통령도 지난달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만찬에서 "인사위원회에서도 조금 더 다면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서 조금 더 철저히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평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제대로 평판을 반영한다면 획기적인 인사 (시스템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평판을 반영한다고 해놓고 주변의 우호그룹 몇몇한테만 듣고 평판이라고 호도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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