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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우려 희석 금값 진정될듯
입력2003-02-16 00:00:00
수정
2003.02.16 00:00:00
윤혜경 기자
최근 이라크전 우려로 지속돼 온 금값 랠리가 UN 무기사찰단의 2차 보고를 계기로 주춤해질 전망이다.
지난 14일 한스 블릭스 UN 무기사찰단장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2차 보고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 이라크전 발발 지연 또는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 선물가가 대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금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5.5달러(1.5%)급락, 온스 당 352.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특히 지난 한 주 동안 금값은 20달러 가까이 떨어져 최근 2년 들어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바클래이 캐피털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상당부분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지난 주 아시아에서 대량의 금 선물 매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주말 블릭스 단장의 보고서는 금 시장이 가장 안전한 도피처라는 최근의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뉴저지 소재 폴리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달다는 이와 관련, “블릭스의 보고는 전쟁의 불확실성을 감소하거나 최소한 미국 혼자서 전쟁을 감행할 것이란 우려감을 덜어줬다”고 평가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애널리스트인 로날드 다이노 역시 “금값 전망이 부정적(negative)”이라며 “4월 인도분의 최근 흐름을 그래프로 보면 온스 당 350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보여 온스 당 342달러까지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전쟁 우려의 희석에도 불구, 나이지리아 석유 노조가 14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이자 세계 7위 산유국. 이번 파업으로 하루 200만 배럴 이상에 이르는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2002년 9월 이후 최고치인 36.80달러를 기록했다. 또 원유 시장은 금 시장과 달리 UN 무기사찰 보고서에서 블릭스 단장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증거는 없지만 보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부분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이라크전 추진 의지를 감안할 때 전쟁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며 이후에도 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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