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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 풍자 '블랙코미디'

[새영화] 스텝포드 와이프

인간의 욕망 풍자 '블랙코미디' [새영화] 스텝포드 와이프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첫 주말, 극장가에 새로 선보이는 영화는 1일 개봉하는 ‘스텝포드 와이프’ 한 편 뿐이다. 추석 작품들이 여전히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신작이 끼여들 여지는 없어 보이지만 잘 닦인 블랙 코미디로서의 재미는 충분하다. 방송사 CEO로 여성들의 선망 대상이었던 조안나(니콜 키드먼)는 자신이 기획했던 프로그램 사고로 쫓겨난다. 남편은 충격에 휩싸인 그녀를 보다 못해 맨해튼을 떠나 시골마을인 스텝포드로 이사한다. 마을은 너무도 평화롭기만 하다. 아리따운 외모의 여자들은 예쁜 앞치마를 두르고 똑같은 ‘스튜디어스표’ 미소를 띄며 현모양처의 전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뭔가 미심쩍은 조안나가 알게 된 사실. 마을 남자들이 자신들의 아내를 사이보그로 바꿔버린 것이다. 영화는 1975년작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전작은 전형적인 스릴러물이었지만 이번엔 나름의 유머를 가미한 가벼운 터치가 확연히 드러난다. 영화 속에 살아있는 문제의식은 페미니즘과 인간의 욕망으로 모아진다. 완벽해 보이는 여성을 소유하고자 하는 남성의 허위의식이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를 영화는 풍자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남성들을 향한 공격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심에 대한 비판과 같은 의미가 된다. 무거운 내용에 머리 아파하는 관객들에겐 니콜 키드먼의 등장이 쏠쏠한 볼 거리다. 바비인형스러운 외모나 나아진 연기력은 더 이상 ‘톰 크루즈의 아내’였다는 수식어를 필요없게 한다. 최근 ‘디 아더스’ ‘디 아워스’ 등에서 무거운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던 그녀는 진지함을 간직한 채 한없이 과장한 모습으로 웃음까지 안겨준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09-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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