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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계개편 정치권 지각변동 예고

지역구도탈피, 정책중심으로 정당재편 겨냥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29일 "과거 민주세력이 서로 손잡아야 한다"며 정계개편 추진을 위한 공론화에 적극 나서 정치권 지각변동 여부가 주목된다. 노 후보가 지난 27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뒤 가진 기자회견과 이날 각종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기한 정계 개편론은 한마디로 여야로 흩어져 있는 옛 민주화 세력을 이른바 '신민주대연합'구도로 결집시킨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즉 민주세력 복원인 셈이다. 노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역구도를 정책구도로 반드시 재편하는 게 한국정치의 가장 큰 과제"라면서 "김 전 대통령에게는 80년대 민주화운동 세력의 법통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고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해 '신민주 대연합'형식의 정계개편을 구상하고 있음을 재차 피력했다. 노후보가 이같이 민주세력 통합을 줄곧 강조한 것은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에서 영남출신인 자신이 대통령 후보가 된 만큼 지역정당구도를 탈피하고 정책중심의 정당구도로 가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특히 노 후보가 YS와의 관계개선에 매달리는 것은 민주세력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부산-경남-울산 지방선거 협력 등 실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YS와의 회동이 노 후보 정계개편론의 시발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노 후보는 "국민이 변화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대국민 설득을 하고 정치인들에게 제안할 것이지만 너무 빠르게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선(先) 공론화-후(後) 추진'의 수순을 밟겠다는 방침도 밝힌 것은 한나라당의 인위적인 정계개편 주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노 후보는 김원기 의원 등을 통해 한나라당 민주계 인사와 개혁성향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하는 등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일부 야당의원이 긍정적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정계개편 가속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고, 김덕룡 의원측도 "기존 정치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하지만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아 제대로 추진될지 두고 볼 일이다. 먼저 당내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정치권 재편의 필요성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개인별로 시기ㆍ절차에 대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제 전 고문과 정동영 고문 등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인위적 정계개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노 후보의 정치권 재편론은 당내 공론화 과정부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또 한나라당이 '노무현발(發)' 정계개편론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그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어 이를 해결ㆍ무마해야 되는 것도 과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거짓말로 대중선동이나 하고 말바꾸기나 하는 검증되지 않은 노 후보가 벌이는 정계개편 음모는 곧 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양정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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