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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대상 성폭력.강도죄 성립 논란

남편이 강도로 가장해 심한 구타와 함께 아내를 성추행하고 금품을 요구했다면 그는 일반 폭력범인가, 아니면 성폭력.강도범인가. 이 논란은 서울 관악경찰서가 지난 9월23일 심야에 스타킹으로 얼굴을 가린채 자기 집에 몰래 들어가 아내를 마구 때리고 심하게 성추행한 뒤 패물과 돈을 요구한 李모씨(26.경찰학교 훈련생.서울 관악구 봉천7동)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하면서 시작됐다. 관악경찰서는 "내부 논란이 있었지만 이씨가 자기 집에서 아내를 성추행하고 물건을 요구한 만큼 일반 성폭력.강도범으로 취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범행후 달아나다 부상한 李씨가 병원에서 퇴원하면 같은 혐의로 구속할 계획"이라고말했다. 성폭력특별법에도 부부간 성폭력을 처벌하는 조항이 없고 자기 물건을 가져가려는 행위는 범죄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건발생 즉시 피해사례를 접수한 한국여성민우회 부설 `가족과 성 상담소'는 단순 폭행혐의뿐 아니라 강도 범죄에다 성폭력 범죄를 가중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볼 때 당시 남편은 복면을 한 제3자라는 점에서 성폭력이 성립되며 가해자가 요구한 패물은 법적으로 아내의 소유이므로 강도죄임이 분명하다는것이다. 이 상담소의 梁海敬소장은 "피해자는 가해자가 남편이었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제3자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고통을 느꼈다"면서 "아들이 부모의 집에들어가 강절도를 했을 경우 처벌받듯이 남편도 아내 재산을 강탈하려 했다면 당연히강도범죄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李鍾杰변호사(나라종합법률사무소)는 "당시 이들은 이혼을 준비하는등 정상적 부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법적 부부라고 해서 성폭력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면서 "그러나 성폭력의 경우 13세 미만의 미성년자 외에는친고죄가 적용되는 만큼 피해자 고소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부가 공유하는 재산에 대해 어느 한쪽이 강도짓을 했을 경우에도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한 뒤 "이 사건이 재판으로 이어진다면 논란과 함께 매우 희귀한 판례를 남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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