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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문화사업 시들/「메세나」 지원 작년의 절반수준 급감
입력1997-03-29 00:00:00
수정
1997.03.29 00:00:00
◎명퇴 바람속 직원들 “일중독”/합창단·볼링도 옛말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불요불급한 경비지출을 억제함에 따라 연간 매출의 일정액을 출연해오던 문화예술 지원사업(메세나)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또 근로자들 역시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을 당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며 책상을 지키는 일중독에 빠져 사내 합창단·볼링클럽 등과 같은 문화활동을 자제하고 회사의 지원도 줄어들어 기업내 각종 문화활동이 크게 줄고 있다.
28일 30대 그룹 등 1백70여개 기업을 회원사로 하고 있는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가 구성된 첫해인 94년도의 국내 기업들의 문화예술지원비는 5백99억여원에서 95년 9백26억여원으로 급증하고 또 지난해에는 1천1백억여원으로 늘어나더니 올들어서는 눈에 띄는 기업들의 문화지원사업을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던 지난해의 경우 그나마 2백여억원이라도 늘어난 것은 음악·미술 등 각종 문화지원 사업부문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대기업들에 의한 미술관 건립이 몇 건 있었는데 이 건립비가 메세나 비용으로 잡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올해들어서는 기업메세나 자금중 약 40%인 4백억여원이 미술계로 집중되던 것이 끊겨 미술분야 역시 침체에 빠지고 대기업들이 지원해오던 음악회및 학술행사 등 역시 월 평균 10회에서 올들어서는 월 1회도 안될 정도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특별한 문화행사나 기획을 통해 메세나 활동을 하기 보다는 있는 문화시설의 운영지원비 정도에 그치는 예산만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50억∼1백억원의 메세나 비용을 출연했던 삼성문화재단이 현대미술관과 서울대학교미술관 및 삼성전자의 수원 야외음악당, 대우그룹이 거제박물관, 포항제철이 포항문화회관 등의 운영지원비 10억여원만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근로자들의 사내 문화활동 역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명예퇴직 바람이 거셌던 선경인더스트리의 경우 볼링 및 등산클럽 등과 같은 서클 수와 가입자 인원이 15개 9백87명에서 8개 3백43명으로 크게 줄었다. 또 삼양사의 경우 14개 서클에서 7백39명이 활동해왔으나 지금은 4백여명으로 절반 정도가 줄어들었다.
더구나 이들 서클의 활동 내용 역시 예년에는 매월 2∼3회 정도의 모임을 가졌으나 지난해말부터 월 1회는 커녕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모임도 못 갖고 있는 서클이 대분분이었다.
이에대해 메세나협회 관계자는 『올해 기업들의 메세나 비용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 제품차원의 광고보다 한 차원 높은 기업이미지 차원의 메세나운동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려는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신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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