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을 씹는 행동이 뇌의 집중력을 높인다는 연구가 최근 잇달아 나오고 있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이 지난 3월 ‘영국 심리학 저널(British Journal of Psychology)’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껌을 씹는 행위는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이 연구 대상자를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각각 30분간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듣고 이를 기억하게 했더니 껌을 씹으면서 과제를 수행한 그룹이 더 빨리 숫자들을 기억했을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높았다.
앞서 2월에는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연구진이 껌을 씹으면 집중력과 사고력이 향상돼 반응시간이 10% 정도 빨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은 23일 “껌을 씹는 행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 산소를 더 많이 공급해주기 때문에 뇌 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외에도 껌은 침샘을 자극해 침 분비를 촉진하는 등 잘만 씹으면 구강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껌의 대표적인 순기능은 자일리톨 성분 껌의 충치 예방 효과다. 충치는 충치균이 음식 중의 포도당, 과당 등을 먹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산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충치균이 6탄당은 쉽게 분해하지만 분자구조가 5탄당인 자일리톨은 분해하지 못한다. 자일리톨로 당을 섭취하지 못한 충치균은 치아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 충치가 예방된다.
그러나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는 보조적일 뿐 껌을 씹는다고 해서 충치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일리톨껌은 제품마다 함량 차이가 있고 ‘자일리톨 100%’라는 것은 껌의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자일리톨만 썼다는 의미다. 충치를 예방하려면 칫솔질을 정확하게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껌을 씹을 때는 턱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10분 정도만 씹는 것도 중요하다. 껌을 10분 이상 오래 씹는 습관, 자주 씹는 습관은 저작근육인 교근을 발달시킨다. 껌을 씹는 운동으로 단련된 교근은 아래턱 모서리 부위의 뼈 성장까지 자극시켜 골격성 사각턱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교근은 마른오징어 같은 질긴 음식을 즐길 때도 발달 하지만 부드러운 껌을 꾸준히 씹을 때도 조금씩 비대해진다.
변욱 병원장은 “껌은 긴장이 되거나 집중해야 할 때, 양치질을 할 수 없을 때 등의 상황에서 무설탕 껌으로 10분 정도만 씹는 게 건강에 좋다”면서 “무엇보다 껌은 구강 건강의 보조적인 수단인 만큼 양치질을 깨끗이 하고 6개월에 한 번씩 치과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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