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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재앙'에 지역경제도 꽁꽁
입력2007-12-11 17:13:03
수정
2007.12.11 17:13:03
박희윤 기자
태안·서산일대 항·포구 관광객 발길 뚝 끊겨<br>연말대목 기대 횟집·펜션도 '초상집 분위기'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태안군 일대 항ㆍ포구를 찾는 관광객 등의 발길이 뚝 끊겨 8,000여 어민은 물론 횟집ㆍ펜션 등을 중심으로 한 지역경제 전체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그 피해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11일 태안군ㆍ서산시의 7개 읍ㆍ면에 따르면 이들 지역 324개(3,633㏊) 어장이 이미 기름범벅이 돼 황폐화됐고 어민들도 조업중단으로 엄청난 재산손실과 함께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태안군에는 모두 8개 읍ㆍ면에 8,627명의 어민들이 양식ㆍ고기잡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이 운영하는 어선만도 1,166척에 이른다.
태안군 신진도리 포구, 안면읍 백사장 항포구, 모항항, 통계항, 계목항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던 항ㆍ포구의 횟집과 인근 펜션은 예약취소 사태로 초상집 분위기다. 모항1리에서 다릿돌횟집을 운영하는 정모(59)씨는 “횟집마다 기름유출 사고 전에 수십건의 예약을 받아 연말 대목을 볼 것으로 기대했으나 모든 횟집의 예약이 취소돼 가게마다 초상집”이라고 말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국모(57)씨도 “서울 등 수도권 시민들이 많이 찾는 펜션을 지으려고 은행에서 수억원을 빌렸는데 이번 사고로 어떻게 빚을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정낙민 모항1리 이장은 “120척의 어선이 꽃게 대풍에 고기가 잘 잡혀 하루 500만~6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집들이 많았는데 기름유출 사고로 이제는 삶의 터전을 잃고 어구들도 기름에 뒤범벅이 돼 못 쓰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삼ㆍ전복을 캐는 해녀 이모(62)씨는 “바다에서 해삼ㆍ전복을 채취해 하루 30만~40만원씩 벌어 생활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바지락ㆍ꼬막ㆍ굴 등을 채취하거나 양식하던 태안 해안지역이 기름유출 사고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등의 경매가격에는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량진수상시장의 한 관계자는 “태안 지역에서 올라와 경매에 부쳐진 바지락이 지난 7일 228㎏, 8일 574㎏, 10일 1,074㎏에서 오늘 1,627㎏으로 늘었고 ㎏당 평균 경매가격도 7일 1,996원에서 10일 2,098원까지 올랐다가 오늘 1,999원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전국에서 올라와 경매되는 물량이 오늘 하루 1만5,856㎏에 달해 태안 지역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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