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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정국 기상도] <중> 총선과 정당정치
입력2008-01-01 18:34:00
수정
2008.01.01 18:34:00
새정부 개혁 프로그램 순항 좌우할듯<br>한나라, 의회까지 장악땐 국정 안정운영 기반<br>이회창 신당 창당, 보수진영 주도권다툼 예고<br>신당등 진보진영에도 정치 명운 가를 분수령
2008년 새해 중요한 정치 이벤트 중 하나는 오는 4월9일 치러지는 18대 국회의원 총선거이다.
4ㆍ9 총선은 지난해 말 대선에서 선출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새 정부 출범 직후 실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 정부 개혁 프로그램의 순조로운 추진 여부가 선거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우선 한나라당의 ‘대세론’과 대통합민주신당 등의 ‘견제론’이 최대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다시 말해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압승, 중앙 및 지방 행정권력을 모두 장악한 한나라당이 의회권력까지 획득, 전대미문의 독주체제를 달성하느냐, 아니면 국정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본능이 작동하면서 의회권력이 여야에 적절히 배분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끄는 새로운 정당의 출현이 예고돼 보수진영의 주도권 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신당의 창당은 그 자체로 총선구도를 흔들 태풍이 될 수 있다. 특히 총선이 대통합민주신당ㆍ한나라당ㆍ보수신당 등 빅3 정당 간 대결구도로 치러지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진보진영에는 총선이 정치적 명운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다. 사실상 ‘정치적 파산선고’가 내려진 대선의 후폭풍 속에서 정치적 좌표와 동력이 완전히 소진된 ‘난파선’과 다름없는 진보진영은 전면적인 당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 국정 견제세력으로 등장하려면 공천혁명 등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당은 내부를 전면 쇄신하고 새로운 깃발과 얼굴을 내세울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1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만큼 내친 김에 4월 총선에서도 승리, 진보진영으로부터 의회권력까지 넘겨받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과반의석을 확보, 새 정부가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집권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당이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카드가 이른바 ‘시스템 공천’이다. 논공행상이나 친분관계에 좌우되는 밀실ㆍ야합공천이 아니라 계량화되고 객관화된 자료를 근거로 공천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총재가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보수신당은 정통보수의 세력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 전 총재가 지난 대선에서 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간단치 않은 저력을 과시한 만큼 보수신당이 총선에서 정통보수 표를 결집하면 의회에서 의미 있는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신당은 ‘젊고 역동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정당을 지향하며 젊고 깨끗한 신진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할 예정이다.
일단 이번 총선에서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많다. 집권 초기의 특성상 국민여론이 갓 탄생한 새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준다는 차원에서 ‘밀월’을 갖기 쉽고 대선 후 불과 4개월 사이에 각 정당에 대한 여론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1월부터 본격 운영될 인수위원회를 통해 획기적이고 참신한 개혁과제를 선보이고 집권 초기부터 이에 대한 과감한 실행에 들어갈 경우 대통령 지지도가 올라가면서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여기에도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 우선 이 당선자에 대한 특별검사제는 신당 등 범여권이 총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전가의 보도’로 여기고 있다. 물론 이 당선자 진영은 ‘검찰 수사 결과와 달라질 것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 정동영 신당 후보보다 두배나 많은 표를 얻어 압승한 만큼 특검의 칼날도 당초 예상보다 무뎌지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특검 결과와 관계없이 신당 등은 이를 고리로 총선기간 내내 이 당선자와 한나라당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만의 하나 특검 결과 신당 등에 공세의 ‘빌미’가 주어진다면 총선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선거에서 아무리 ‘구도’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유권자의 ‘표심’이다. 3수 끝에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한나라당이 재차 압승, ‘여대야소’ 국면을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대선에서 ‘더블 스코어’의 참패를 당한 신당 등이 단기간 내 역경을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남은 4개월의 총선 레이스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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