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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제재안 제출] 美환율압박 東아시아 확산
입력2003-09-18 00:00:00
수정
2003.09.18 00:00:00
이병관 기자
미국이 환율 문제와 관련 아시아국들에 대해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중국을 필두로 한국 등 동아시아국들의 환율 정책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일본, 한국, 타이완 등 아시아 4개국의 환율 정책과 관련, 미 행정부의 구두 압박에 의회가 제재 결의안을 제출하고 제조업계가 직접 중국을 상대로 환율 정책을 제소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에 대해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을 주로 겨냥한 것이지만 차제에 아시아국 전체의 환율 정책을 언급함으로써 한국 등 여타 국가로도 불똥이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교도통신과 아시안월스트리저널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제리 재시노우스키 전미제조업협회(NAM) 회장은 성명을 통해 중국을 상대로 한 통상법 301조 제소를 추진하기 위해 여러 산업 부문과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제조업에 앞서 섬유 농업 단체도 제소 대열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NAM의 제소가 이뤄질 경우 환율 문제를 둘러싼 최초의 301조 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조업계는 그동안 중국이 위앤화의 가치를 낮게 조작함으로써 대미 수출을 지원, 미국내 일자리를 빼앗는 등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며 강력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스콧 몬트레이 NAM 대변인은 제소 준비가 초기단계지만 중국의 위앤화 정책이 불공정 무역 관행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NAM의 제소장은 먼저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되며 USTR의 조사와 검토를 거쳐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절차를 받는다. WTO에 제소될 경우에는 협상이 진행되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제재를 촉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 및 테러문제 등에서 미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는 터에 이 같은 강공 드라이브가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중국 등 상대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그랜드 앨도너스 미 상무부 통상담당 차관이 이날 NAM 관계자들과의 면담후 제소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확고한 사례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제소문제를 논의하는 자체가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압박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 하원의 결의안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해결은 상대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수단”이라면서 자신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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