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시대 활짝 열렸다 대한항공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내년 5월 진출단거리노선 집중 공략… 항공시장 지각변동 예상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대한항공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내년 5월부터 저가항공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본격적인 저가항공기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됐다. 특히 메이저 항공사가 안전성과 싼 가격을 무기로 내세워 시장을 주도할 경우 국내 항공시장 전반에 한바탕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대한항공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월 200억원을 출자해 ‘에어코리아(가칭)’라는 별도의 저가항공사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브랜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 법인을 통해 저가항공사업을 펼치기로 했으며 일단 A300ㆍB737 등 5대로 국제선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에어코리아는 인천공항을 허브로 삼아 우선 중국 산둥성과 하이난성, 일본(도쿄 제외), 태국, 말레이시아 등 단거리 관광노선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단계적으로 중거리 신규노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저가항공사가 기존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모든 사람이 부담 없이 안심하고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가항공사의 대명사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일단 항공요금이 얼마나 낮아질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일단 기존 요금에 비해 최소한 20~25%를 낮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저비용구조를 갖춘다면 추가적인 인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서둘러 저가항공에 뛰어든 것은 최근 국내외 항공사들이 잇따라 저가항공사를 설립하면서 치열한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는 필리핀의 세부퍼시픽, 태국의 오리엔트타이 등 18개 외국 저가항공사가 취항하면서 시장점유율도 13%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다 에어아시아ㆍ타이거항공ㆍ제주항공 등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국내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메이저 항공사가 처음으로 저가항공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기존 탑승객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시장파이를 키우는 등 시장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을 이유로 아직은 저가항공시장 진출을 망설이고 있지만 탑승객을 빼앗길까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신인도 추락, 항공안전 불명예 국가로의 실추 등을 막기 위해 신중한 허가가 필요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에어코리아의 순항 여부는 대한항공이 기존의 저가항공사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고 가격수준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대한항공 측은 “안전성이 검증된 A300 항공기 3대와 B737 2대를 확보했다”며 “항공기 정비 및 운항훈련을 대한항공에 전적으로 맡겨 안전 문제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28일 대한항공을 비롯한 신규항공사의 국제선 취항에 따른 구체적인 인가조건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7/11/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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