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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증시주도력 갈수록 커진다
입력2000-02-16 00:00:00
수정
2000.02.16 00:00:00
이병관 기자
지난해 거래소시장을 주도하더니 올들어선 코스닥시장을 쥐락펴락하며 막대한 차익을 챙기고 있다. IMF사태 이후 외국인이 사면 국내증시가 상승하고 팔자로 돌아서면 하락국면을 맞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특히 20일째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이 15일 돌연 순매도로 돌아서자 코스닥지수는 사상 최대의 낙폭으로 급락했다. 글로벌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은 지난 92년 국내 자본시장 개방이후 국내경제가 세계경제틀에 편입되면서 갈수록 위용을 떨치고 있다.
◇외국인은 월등한 정보력과 분석력, 선진매매기법을 갖고 있다=외국인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면밀한 세계경제분석과 이에따른 환율, 유가, 금리 등 거시 경제변수들의 향방을 예측한다. IMF이후 해외경제와의 연관성이 커지면서 이같은 장점은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일례로 원화가치가 내릴 것 같으면 싱가프로의 선물환(NDF)시장에서 매도포지션을 취하고 국내시장에 들어온다. 외환은 물론 선물, 옵션 등 각종 선진기법을 이용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구가하며 국내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쥐락펴락한다=지난해 외국인과 개인의 거래소 시장 매매패턴을 보면 정반대다. 주가지수 상승기에는 외국인이 공격적 매수를 하고 개인은 매도하기 바쁘다. 반대로 하락기에는 개인이 매수하고 외국인은 일찌감치 매도를 시작한다. 외국인의 완승이다.
이같은 현상이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극명히 나타나고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코스닥 기업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때문이다. 그러나 올 1월 17일부터 2월 14일까지 20일째 연속 순매수를 기록해 같은 기간동안 8,89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매집을 시작한 1월 중순 코스닥지수가 170포인트 내외였으나 지난 15일 270포인트대로 장중한때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그러자 이들은 21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가세하며 코스닥지수는 폭락했다.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지만 매매규모면에서 볼때 지극히 주변세력에 불과하다. 코스닥시장은 매매규모면에서 개인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매매비중은 올들어 1월 중순까지 1.5%였으나 집중 매집을 시작한 1월중순부터 2월 14일까지의 비중은 1.35%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지극히 매매비중이 작은데도 불구,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정확히 기업을 알고 투자하고 있기때문이라고 말한다. 개인투자자의「묻지마 투자」군단들은 따라서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시장의 불투명성과 투자자간 정보불균형이 개선되지 않는한 월등한 정보력과 분석력을 가진 외국인의 위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물시장도 외국인의 독무대다=지난 2월 5일 외국인 투기세력으로 추정되는 펀드가 주가시수 선물시장에서 6,000계약 이상을 신규매도했다. 선물시장 매도는 현물시장 급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선물지수 하락을 야기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125포인트대던 선물지수는 이후 외국인의 지속적인 선물매도로 급락하기 시작해 11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은 현선물간 차익거래와 투기거래로 짭짤한 차익을 챙겼다.
현재 외국인의 누적 선물순매도 포지션은 약 1만4,000계약. LG증권 투자전략팀은 『15일 외국인 투기세력이 선물시장에서 4,000계약 이상을 신규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중 대다수가 선물시장을 현물시장에 대한 헤지로 사용하기 보다는 투기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8년말 무디스가 한국국가 신용등급을 상향하기 직전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외국 유수 투자은행이 선물을 대거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당시 50포인트대이던 주가지수 선물이 단숨에 80포인트대로 뛰어올랐다. 이들은 무디스 등 세계적 신용평가기관 등과의 정보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병관기자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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