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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미술과의 대화] 코오롱, 미술로 감동·절약경영


‘미술로 감동경영 펼친다’ 코오롱 그룹이 제작하는 2006년도 캘린더에는 한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이동찬 명예회장이 손수 그린 그림을 캘린더 제작에 활용한다는 것. 캘린더에 이 명예회장의 작품이 사용되기는 이번이 세번째다. 이 명예회장이 자신의 그림을 캘린더에 처음 사용한 것은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 이 명예회장은 그룹 캘린더가 비싼 로열티를 주고 외국작가의 그림을 사서 제작되는 것을 보고, 경영위기 상황에서 한푼이라도 아끼자는 취지로 “남(외국작가)의 것을 사용하지 말고 내 그림을 사용해 외화를 절약하라”고 지시했다. ‘캘린더 제작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든다고’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IMF 위기상황에서 사소한 것에서부터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이 명예회장의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일화는 아직도 그룹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또 미술을 통해 절약경영은 물론 감동경영까지도 펼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이 명예회장의 감동경영은 여전하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2006년 캘린더 제작도 이 명예회장이 지인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직접 그린 그림을 사용했다. 그룹측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지난 91년 주위 사람들에게 ‘칙천거사(則天去私)’란 말을 인용하면서 당시 “하늘의 뜻에 따르고 아집을 버린 채 세상을 살겠다”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 명예회장은 올해 초 당시의 이 말을 회고하면서 그때 이 말을 해주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 하늘의 뜻대로 잘 지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했고, 이 같은 마음을 담아 그림을 직접 그렸으며, 이를 그룹 캘린더로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 때문에 이번 캘린더 제작에 쓰인 그림들은 이 명예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그린 ‘작품’ 6점이 엄선됐다는 후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은 지난 92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개인 그림 전시회를 열 정도로 수준급”이라며 “계절감이 잘 나타나 있고 과거 작품들보다 한층 더 깊이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연풍경을 유화적 표현으로 재현해 추상적인 표현이 강한 작품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은 미술로 감동경영을 펼친 보기 드문 최고경영자(CEO)였다”며 “임직원들도 상당히 감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의 감동경영 실천으로 2세인 이웅열 회장 역시 감동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미술’은 아니지만 직원들의 대소사를 챙기는 것부터 이 명예회장을 빼닮았다는 것. 특히 이 회장은 투병중인 계열사 모 직원을 격려하며 금일봉을 전달하는 등 남몰래 선행을 실천하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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