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하는 종목이 조정장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이 급격하게 축소된 만큼 외국인들의 급매물이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되는데다 주식형 펀드에 힘입은 기관의 매수여력이 탄탄한 만큼 수급이 개선된 개별 종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이 반등으로 돌아선 지난 20일 이후 28일까지 외국인들은 GS건설ㆍ현대모비스ㆍ금호산업ㆍ삼성테크윈ㆍCJㆍ현대산업 등 건설 관련주와 일부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순매수를 강화했다. GS건설은 이 기간 외국인들이 1,0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가 12만1,000원에서 15만1,000원으로 24.7%나 급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27일 순매수 전환 이후 이날 6,4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이틀 연속 ‘팔자’에 나서고 있지만 급매도세가 더 이상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 주식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연초 37%대에서 현재 34%대로 3%포인트 줄어들면서 2004년 봄 이후 순매수분의 대부분이 매물화됐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글로벌 저금리에 힘입어 2003년 봄 이후 우리 증시에서 1년반 동안 무려 29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2004년 9월 이후 현재까지 나온 외국인 물량은 29조원을 넘고 있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37%를 웃돌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34%대까지 하락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 둔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단기 조정으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움직임과 함께 기관의 적극적인 순매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정 기간 동안 소극적인 매수 행태를 보이던 기관은 이틀 동안 8,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지수흐름을 볼 때 기관의 매수 기조가 강화된다면 종목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이익개선이 기대되는 철강과 조선은 강세가 예상되지만 IT와 자동차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매수세가 재개됨에 따라 투자심리 회복에 힘이 실리며 증시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적개선 추이가 뚜렷하고 기관이나 외국인 등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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