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0 부동산] 그래도 부동산이 안전
입력2000-12-01 00:00:00
수정
2000.12.01 00:00:00
정구영 기자
[2000 부동산] 그래도 부동산이 안전
불경기 투자 '대박' 노리다간 '쪽박'
우리나라 부자들은 지난 70년대와 80년대의 부동산 붐을 타고 한 몫 잡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얘기가 있다. 소위 딱지를 사서 며칠만에 팔아 넘기고, 가본 적도 없는 곳의 땅을 샀다가 웃돈 얹어 매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다.
'사두면 돈을 번다'는 부동산 불패(不敗)의 신화도 이즈음에 만들어진 산물이다.
관련기사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투자상품으로서의 부동산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전에 꼭지점을 형성한 후 내리막 길을 걷고 있으며, 이제는 마이너스 수익률도 심심치 않은 현상이 됐다. 일부에서는 부동산으로 돈버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주식ㆍ채권ㆍ예금ㆍ부동산 등 자산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이같은 주장의 배경을 어느정도 이해하게 된다.
조사대상 기간을 대략 80년대 초부터 90년대 말까지 잡아 산술평균수익률을 내면 순위는 대략 주식ㆍ채권(회사채가 국채보다 다소 높음)ㆍ예금ㆍ부동산의 순으로 나타난다.
특히 IMF 이후에는 주식의 수익률이 단연 앞섰다. 이는 저금리라는 시대적 상황이 만들어낸 결과다.
일반적으로 고금리하에서는 수익성과 안전성을 겸한 채권ㆍ예금 등에 수요가 몰리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안전성은 다소 떨어져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즉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던 지난해와 올 연초에는 시중 부동자금은 물론 은행에서 이탈한 자금까지 증시로 몰렸다.
그러나 주식시장에는 리스크를 동반한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도박판에서 베팅하듯 대박이 아니면 쪽박을 차겠다고 배수진을 친다면 주식만한 투자수단도 없지만 조금이라도 안전성을 고려하면 주식은 그다지 매력있는 투자수단은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 지난 80년대 초부터 90년대 말까지의 산술평균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면 투자상품중 주식이 단연 앞서지만 여기에 위험가중치를 포함할 경우 주식은 오히려 꼴찌를 달린다.
한마디로 저점에서 사서 꼭지에서 파는 행운(幸運)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주식은 가장 열등한 투자상품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국내 증시는 내년초까지 횡보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수익률 내기가 만만치 않은 셈이다.
채권 역시 자금시장의 불안으로 선뜻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최근 채권시장은 국고채와 A등급 이상의 최우량 회사채는 수익률(금리)이 연중 최저점을 찍을 정도로 채권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비우량 회사채는 발행은 물론 유통도 안될 정도의 왜곡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들까지 사재기에 나섰던 국고채의 경우도 일종의 단타매매인 딜링매매로 수익률이 하락했을뿐 환율이 불안하자 재차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부동산이라고 해서 안전성과 고수익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내년 건설경기 전망 역시 그다지 밝은 편은 못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부동산시장을 가늠할 주요 변수는 용적률과 준농림지 제한 등 정책적 요인, 그리고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의 성패여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온 주택 매매가격 등 부동산시장의 상승세는 이들 변수에 의해 지금보다 좀더 상승할 가능성과 현재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양립해 있다는 것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부활을 앞두고 고액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부동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겠지만 그렇다고 이 자금이 부동산으로 급속 유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을 보는 안목을 갖춘 후 손품(인터넷)과 발품을 팔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모델은 부동산시장에 얼마든지 있다. 과거처럼 묻어두기식의 투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해도 활용의 측면에서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리모델링만 해도 지난 95년 시장규모가 6조8,000억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9조5,000억원, 그리고 2005년에는 1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자산담보부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부동산투자신탁(REITs) 등 부동산관련 금융상품이 활성화되면 부동산을 통한 수익확보 루트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부동산은 주식처럼 종이 장사가 아니라 땅이라는 밑천을 깔고 하는 장사다. 항상 실수요자가 나타날 수 있고, 자신 스스로 실수요자가 될 수도 있는 효용성 있는 투자수단이다.
특히 부동산은 금융기관이 가장 선호하는 대출상품이 아파트 담보대출일만큼 안전성도 갖추고 있다.
◎ 특별취재팀 ◎
-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 이종배기자 ljb@sed.co.kr
- 민병권기자 newsroon@sed.co.kr
입력시간 2000/12/01 11:39
◀ 이전화면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