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들이 영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지방 저축은행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은 대전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은 구체적인 인수가격과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인수합병(M&A)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주 초에는 최종적인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26%로 떨어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5%로 높여야 한다. 대전저축은행은 2007년 12월 말 현재 총자산이 8,740억원으로 자본금은 195억원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충청북도 진천에 있는 중부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번주까지 실사작업을 마친 뒤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부저축은행은 2007년 12월 말 현재 총자산이 1,569억원, 자본금은 96억원, BIS비율은 8.34%인 중소형 저축은행이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최근 들어 잇달아 지방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는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저축은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크게 떨어져 인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 해도 저축은행의 프리미엄은 자본금의 3~4배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2배 안팎으로 축소됐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은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대기업들과 정반대 행보라서 더욱 주목된다. 웅진ㆍ아주그룹 등은 저축은행 인수에 나섰다가 부동산 PF대출 부실 우려와 경기 악화로 이 같은 계획을 백지화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사를 거친 후 얼마나 증자를 해야 정상화할 수 있는지가 인수가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지방 저축은행 인수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실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던 일부 지방 저축은행들은 유상증자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전북의 전일상호저축은행은 지난 6월 100억원의 유상증자룰 통해 BIS비율을 5.2%로 끌어올렸고 고려저축은행과 제주의 으뜸상호저축은행은 각각 이달 말과 오는 12월 중 증자를 통해 BIS비율을 5%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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