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 사업을 특정 업체가 수년째 독식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의'중소기업 이해연수 프로그램' 수행기관 선정과 관련, 세계인재개발원이 3년째 입찰을 따낼 것이라며 관련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민원으로 수행기관의 수와 신청자격을 완화했음에도 세계인재개발원, 중소기업인력개발원, 한국표준협회 등 작년에 선정됐던 3곳이 올해도 고스란히 선정될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하소연했다.
실제로 아직 올해 업체 선정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A공고는 이미 중소기업이해연수 입찰을 올렸고, 세계인재개발원이 단독 응찰해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경우 기정원과 세계인재개발원 사이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중소업체 관계자는 "충남대 출신인 강영권 세계인재개발원장과 동문인 기정원 출신 관계자들이 밀접한 관계에서 대놓고 예산 몰아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억울한 심정"이라며 "기정원은 워크숍도 세계유스호스텔 직영 화양청소년수련원에서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기정원 담당자는 "평가위원회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수행기관을 선정해왔고 올해도 마찬가지"라면서 "기관 감사와 연수방식에 대한 논의 등으로 선정작업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입찰과 관련, 업계에서는 신청자격 요건에 대해 불만이 비등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게 '특성화고생을 대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 실적이 있는 기관'이란 요건이다. 수년째 같은 곳이 지정돼왔기 때문에 민간 중소기업으로서는 별도로 중소기업 이해연수 실적을 확보하기가 불리하다는 것.
계속 특정업체들만 사업을 따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연수원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많으니 자체 연수기관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을 빼 가점을 부여하는 형태로 바꿨지만 우리에게는 일 자체가 주어지지 않으니 실적이 쌓일 수가 없고 유사실적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세계인재개발원의 경우 지난해 제안요청서에 있는 171개 학교 중 120여개 학교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사실상 전담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세계인재개발원은 세계유스호스텔, 세계공업과 함께 세계교육그룹에 속해 있다. 최근 3년간 학생, 교원 연수실적이 800회 이상에 달한다. 세계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자격조건이 되고, 학교에서 연수를 마친 뒤 반응이 좋아서 다시 하는 것"이라며 "경쟁업체보다 콘텐츠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이해연수 사업은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추진하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정원이 연수기관을 선정해 연수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이해연수 총괄 관리 및 성과평가를 담당한다. 연수비용은 각 학교에서 지급한다. 학생당 29만원 가량 연수비용을 지원해주며 총 사업규모는 약 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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