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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대비 '안전망' 부상… 세제혜택등 정부 지원도 한몫

시장 급팽창… 퇴직연금이 뜬다<br>적립금 4년만에 9兆돌파 성장추세 10년이상 지속<br>금융권 유치경쟁 가열에 역마진등 부작용도 속출 감독강화등 보완책 필요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상대 빈곤율은 지난 2006년 기준 45%를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뜻이다. 앞으로 20~30년 뒤 사정은 지금보다 나아질까. 전문가들의 예상은 정반대다.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 한 우리 국민은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보완할 수 있는 유력한 사회안전망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세제혜택 등 정부 지원에다 은행·보험 등 금융권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이 커지면 장기투자가 활성화돼 자본시장이 발달하고 안정적인 기업 투자자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정부 지원책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 사회안전망으로 부상=현재 우리 국민의 노후 전망은 암울한 실정이다. 몇 년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노후대책이 없다'는 응답이 10명 중 8~9명에 이른다. 저성장 고착화, 재정적자 증가 등의 여파로 정부가 노후를 보장해주는 데도 한계가 많다. 우리 국민이 국민연금으로 받는 돈은 일하는 기간에 벌어들인 소득의 15~20%에 불과하다. 30개 OECD 회원국 가운데 28위에 불과하다. 개인연금 가입 실적도 미미해 노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명예퇴직 등의 여파로 일하는 기간이 20~25년에 불과한데다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달리 노인이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다. 특히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과거처럼 젊은 사람들이 낸 세금에 의지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대안 가운데 하나가 퇴직연금의 활성화다. 특히 내년은 퇴직연금 활성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신설 사업장은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되고 자영업자도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오는 2011년부터 퇴직보험ㆍ신탁에 대한 법인세 감면이 사라져 기존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급팽창하는 퇴직연금 시장=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5년 말 20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9조3,9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최소한 10년은 더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현재 2015년 퇴직연금시장 규모와 관련, 피델리티는 188조원, 증권연구원은 189조원, 보험개발원은 180조원, 알리안츠자산운용 270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라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OECD 회원국의 GDP 대비 퇴직연금 비중은 2007년 기준 평균 75.5%이지만 한국은 2020년이 돼도 10.2%에 불과하다"며 "퇴직연금시장은 10년 후에도 꾸준히 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퇴직연금 유치전도 치열하다. 기업들이 퇴직연금으로 갈아탈 기회가 내년이 마지막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 진출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새내기 사업자의 진출이 늘고 있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하이투자증권ㆍHMC투자증권ㆍ제주은행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다. 농협은 내년 '퇴직연금사업단'을 출범하기로 했고 ING·AI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올 4·4분기에 퇴직연금 유치를 최대의 영업과제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상태다. 보험권도 2015년까지 10조원 이상의 적립금을 확보한다는 계획 아래 맞춤형 컨설팅 등에 나서고 있다. 후발 주자인 증권사들은 자산운용 경험과 리서치 능력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다만 퇴직연금시장이 달아오르며 부작용도 속출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선 50개사를 넘는 금융회사들이 난립하면서 역마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금리 상품은 가입자에 단기적으로는 유리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융회사의 경영 부실 및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금융권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사를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하라고 중소기업에 압력을 넣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강영구 금감원 보험서비스본부장(부원장보)은 "앞으로는 불건전 영업행위에 감독과 검사를 대폭 강화해 부당행위가 적발되면 강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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