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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돈줄 운용도 보수화 뚜렷
입력2003-05-28 00:00:00
수정
2003.05.28 00:00:00
김영기 기자
카드 부실화 등으로 자금시장 여건이 혼탁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신권에 분산 예치했던 자금마저 대거 은행권으로 이동시키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삼성과 현대ㆍ기아차는 그동안 일부 자금으로 운영했던 주식투자도 올들어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26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SK 사태와 카드채 문제 등으로 시장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여유자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그동안 투신권의 MMF(머니마켓펀드)에서 관리하던 10~20% 가량의 여유자금을 지난 4월부터 은행의 MMDA나 6개월짜리 정기예금 등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현금보유 규모는 지난 3월말 현재 4조8,816억원(단기금융상품 등 현금등가물 포함)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다.
이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식 계정에서도 투신권보다 안전성이 강한 은행권으로 돌리고, 은행중에서도 단기 소요자금을 제외하고는 MMDA보다 금리가 다소 낮더라도 원금 손실 우려가 없는 정기예금을 선호하고 있다”며 “다른 대기업들도 같은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1조원 이상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아차도 최근 1~2개월 동안 10% 이상의 자금을 투신사에서 은행쪽으로 돌렸다.
1ㆍ4분기말 현재 5조2,900억원의 현금을 보유중인 삼성전자는 올들어 자사주 매입이나 시설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을 MMF 등에 예치된 자금으로 우선 투입한 반면, 은행 예금 등은 올들어 2,000억원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도 현금자금을 주로 MMF 등 초단기 상품으로 운용해왔지만, 최근 들어 보통예금에 투자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으며, 롯데쇼핑은 아예 은행과만 거래를 트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깊어지면서 대기업들의 자금 가수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CP(기업어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은행계정에 예치하는 상황이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기기자, 한동수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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